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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나들이,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해방감 (2)

추락천사 2017. 9. 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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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먹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해가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렇게 많이 걷고 먹어도
아직 해가 지지 않은건가





저녁을 먹기전
잠시의 휴식을 위해
숙소로 들어왔다.

부산에 도착한지
거의 8시간만에 들어온 숙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들고 싶었지만
아직 저녁 한끼가 남았다.

먹자 먹어.





나가기전 바라본
숙소에서의 풍경
높은 건물숲 사이로
펼쳐진 좁은 야경이었지만
한강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 아름다웠다.

내가 지금 부산에 온 걸
새삼 느끼는 야경들





숙소에서 1분만 걸어나가면
길 건너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그리고 그 상가의 모퉁이
수줍게 자리잡은 작은 일식집

오늘의 마지막 식사를 할
#무겐 을 발견했다.





이곳을 발견하고
가장 날 당황스럽게 한 것은
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

설마 저곳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한 좁은 문이
바로 2층으로 연결된 통로였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갈 수 있는 곳이 이곳 밖에 없으니
그냥 들어가본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날 실망시킨적 없는
부산의 음식들이기에
이곳 역시 괜시리 기대가 된다.

앗, 그런데 손님이 없다.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경험상
손님이 없다는 건
맛도 그리 좋지 않다는 것

혼란하다 혼란해.





하지만 이런 멋진 야경을 옆에두고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일단, 맛은 중간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래. 중간만 하자. 중간만.





에피타이저로 나온 자완무시(계란찜)
적당히 부드럽고 간도 알맞게...
일단, 안심이다.

함께 나온 샐러드 역시
느끼하지 않은 드레싱 덕분에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





이정도 에피타이저가 나왔으니
이제는 고민없이 음식을 즐기기로 했다.

일식집에 왔으니 맥주는 기본.

하루종일 피곤했던 몸이
이 맥주 한잔으로 녹기 시작한다.





같이 나온 타다끼역시
술을 부르는 녀석이다.

아주 약간 걱정하면서 시작한
저녁식사가
꽤 훌륭한 만찬으로
수정되기 시작했다.





세트메뉴를 시키면
이렇게 9가지 회가 종류별로 나온다.

세트메뉴별로 나오는
회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회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기 때문에
고를때도 큰 고민없이 중간 메뉴로.






이곳의 특징은 회 자체가 아니라
바로 회와 함께 나오는 이 초밥

밥에 초밥의 간이 베어있어서
회로 먹고 싶으면 그냥 먹으면 되고
초밥으로 즐기고 싶으면
이렇게 밥에 와사비를 넣고
회를 올려서 먹으면 된다.





회도 초밥도 너무 사랑하기에
초밥한번 회 한번
아, 생각만해도 군침돈다.

이렇게 직접 초밥을 만들어먹은 건
처음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초밥과 회를
번갈아 먹어서 그런지
맛이 좋았다.

이렇게 초밥을 즐기고 있는 동안
한참 전부터 준비중이던
와규 세이로무시




대나무 찜통에서 8분 정도
증기로 찌는 게 특징인
무겐의 대표 메뉴다.

역시 불에 직접 굽거나
기름에 튀길 때 느낄 수 있는
궁극의 맛과는 다르게
조금은 심심한 맛이지만

함께 찐 채소들과
찜으로만 느낄 수 있는 깔끔함
거기에 소스까지 곁들이면

딱 좋다.

아주 적당한 맛이 완성된다.

마무리로 이 나베까지 먹고나면
그야말로 한끼 식사가 완성된다.





언제나 그렇듯
열심히 먹었으니
이제는 걸어야 될 시간.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면
뉴욕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 조차도
마치 이곳이 뉴욕인 듯한
느낌을 주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유명 브랜드의 단지들로 가득한
수도권의 아파트들과는 달리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고
마치 홀로 존재하는 듯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건물들

그런 건물들이 즐비하다보니
그것도 나름대로의
규칙이 되고 풍경이 된다.





야경을 바라보며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요즘 부산의 핫플레이스인
#더베이101 을 만날 수 있다.

분명 성수기 시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변가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부산에 놀러온 사람들은
모두 여기로 몰려든 기분

가벼운 산책겸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풍경만 좀 더 감상하고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사람이 너무 많은 어질어질하다.





참, 길고 긴 하루가 지났다.
마치 며칠을 지낸 것 같은 부산여행.

덕분에 잠자리에 눕자마자
완전히 뻗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도착한 곳은
부산시민공원
이곳에 기억의 기둥이란 곳에서
결혼식을 한다기에
당연히 웨딩홀을 생각했는데

이게 왠 걸

야외결혼식이다.

원빈 / 이나영이 했다는
바로 그 결혼식





생전 처음보는 야외 결혼식이기에
모두들 축하해주는 순간에도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살짝 걱정됐던 건
때양볕에 서있는 신부

보는 사람은 참 좋은데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가
괜찮을지는... 잘 모르겠다.

야외 결혼식을 하려면
그것도 남쪽 지역에서 하고 싶다면
되도록이면 늦여름까지는 피하도록 하자.

가을이 완연히 다가왔을 때
하는 걸로...





결혼식장에서 제공해주는
시원한 차
거기에 '꿀'송편까지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에서
맛있는 걸 많이 먹기로 마음먹었는데

이놈의 송편때문에
망할 뻔 했다.

꿀 송편이라니!
꿀 송편이라니!




이곳에서 결혼식을 모두 보고
피로연까지 마치고 났더니
그때부터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쓰러질 거 같은 몸을 이끌고
간신히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바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어떤 사진도 남지 못했다.
셔터를 누를 때 쯤
완전히 잠들어 버린 거 같다.

단 이틀동안 쉬지 않고 걸으며
먹고 걷고 먹고 걷고를 반복한다는 건
사실 체력적으로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걷고 싶은 만큼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것만
걷고 / 먹을 수 있다면
부산 1박 2일 여행도
나쁜 선택을 아닐 듯 싶다.

날씨가 여행하기 참 좋은 날씨다.

부산 나들이 한 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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