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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즐거움
전통주 갤러리, 우리의 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 본문
몇 년 전부터, 술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질 무렵 내 머리속에 있는 '술' 이란 건 와인, 위스키, 맥주 정도였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막걸리나 소주 혹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술 이라기 보다는 취하기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거 같다. 아마도 한국 술에 대한 막연한 친근함과 와인과 수입 맥주에 대한 이유 없는 기대감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지금 보면 참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어쨌든, 그렇게 관심있는 분야부터 나름 관심을 갖고 마시던 중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전통주에 대해서 잘 전시해 놓은 공간이 강남 한복판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도 무료로!) 소개시켜준 분들과 함께 찾아가기로 했다.
강남역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CGV 뒷편,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 카페 외에는 다른 게 있을 거라 생각지 못한 공간에 위치했기에 괜시리 더 신기해보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건 바로 그 달의 주류 5종. 막걸리 2종과 소주 1종 그리고 증류주(위스키) 1종과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생산한 와인 이렇게 총 5종으로 매달 구성을 달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만 가도 1년이면 총 60종의 서로 다른 한국 토종 주류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청만 할 수 있다면 한국 술의 종류와 역사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들을 수도 있으니 시간 나는 사람들은 되도록 한 번쯤은 신청해서 가보길 권한다. 예약하는 방법은 본 링크(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42806?area=bni)를 참고하도록 하자.
도착해서보면, 생각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주류가 전시되있는 데 놀랄듯 하다. 한국에서 수 많은 전통주들을 만들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규모가 이 정도일 줄은 (이것도 일부분에 지나지 않겠지만) 몰랐다. 특히 한국 술들이 그 맛과 잠재력에 비해서 포장이나 라벨등의 겉모습에 대한 신경을 많이 안쓴다고 생각했었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구매하고 싶은 술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괜시리 뿌듯함이 느껴졌다. 반대로, 왜 이 술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가 하는 의구심도 함께 들었지만...
중간에 시간이 좀 남아서 2층에 있는 전통차 카페에도 들려봤다. 이곳에서도 역시나 수 많은 전통주와 주전부리들을 전시/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평소 구매하기 힘들었던 막걸리류도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지하에만 들렸다 가지 말고 이곳에 들려서 한 두병씩 구매하길 추천하고 싶다.
전통 찻집스럽게 각 분야의 명인들이 만든 차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도 있다. 거기에 정기적으로 명인들을 모시고 차나 다과를 만들어보는 세미나도 있다고 하니 한 번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경힘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차라도 한 잔 하고 싶었지만 10여분의 짬을 내서 올라온지라 차 한잔 하지 못하고 다시 내려가야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몹시 아쉬운 부분. 다음 주말 시간나면 괜히 버릇처럼 커피 한잔 마실게 아니라 이곳에서 시원한 차 한잔 마셔봐야겠다.
오늘 마시게 될 5종의 술. 한 잔 한 잔 마실때마다 그 술을 빚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와 어떤 종류의 술인지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으니 단순한 시음회 보다는 훨씬 더 맛있게 술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같은 종류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의 술을 한 자리에 그것도 짧은 시간에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하겠는가.
아쉬운 게 있다면 인당 딱 한 잔만 준다는 것 정도. 물론, 마시고 취하자는 의미로 이 자리가 마련된 게 아니지만 한 잔 정도 더 마시고 싶은 술을 만날 때면 몹시 아쉬운 마음이 들 게 마련일 듯 싶다. 덕분에 4번째 만난 '소나무와 학'은 한 병 구매하고 말았다. 잔에 따르자마자 풍기는 그 깊은 향기에 한 번 취하고 입 안에 들어오면서 위스키 특유의 높은 도수에서 오는 짜릿함, 거기에 더해 소나무 솔 잎이 느껴지는 풍미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녀석이었다.
운이 좋았던 건지 그 주에 한국 와인 축제가 있었던터라 10종류의 와인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는 추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몇 몇 와인은 너무 달거나 맹맹해서 아쉬웠던 반면 그 중에서 꽤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와인이 추구하는 바도 확실한 녀석도 있었던 터라 한국 와인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던 시음이었다. 총 15잔이 넘는 술을 마시고 나니 결국에는 살짝 취기가 올라오는 수준까지 되었던 터라, 더 이상의 시음은 중지하고 자리를 떠났다.
술 이란건 아주 작은 차이만으로도 그 맛과 향 그리고 깊이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술이 존재하고 각각의 술이 나름대로의 이유만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쉬운 건 이렇게 훌륭하게 잘 자라고 있는 우리의 전통주가 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외면받는 현실이다.(물론,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술을 만들 수 있고 그걸 즐길 수 있는 사람들만 있다면 괜히 외국의 술을 비싸게 구매해서 마실 필요는 없지 않을가 생각한다. 전통주에 관심이 있고, 그 술에 대해서 작은 설명이나마 듣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이곳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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