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즐거움

[육아일기] 5week (22.10.02 - 10.06) 육아에 익숙해지기, 그리고 불주사(BCG 접종) 본문

아빠의 육아일기

[육아일기] 5week (22.10.02 - 10.06) 육아에 익숙해지기, 그리고 불주사(BCG 접종)

추락천사 2022. 11. 22. 22:18
반응형

 5주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아이의 표정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그 동안의 아이 표정이 눈을 뜨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거나 하품을 하거나 잠을 자고 있거나 하는 상태를 나타내준다고 한다면 어느새 아이가 웃고, 짜증내고, 피곤해하고, 멍한 '표정'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중에서 아이의 웃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지난주부터 연습한 '어깨 너머로 아이를 올리고 트름시키기'가 이제는 꽤나 익숙한 자세가 나왔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자세를 잡다보니 혹시라도 아이 코가 어깨에 부닥치지는 않을까 걱정되서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 기분이었다. 그래.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겪었던 길이고 대부분의 부모가 해냈던 일이다. 나라고 못할 거 없었다.

 

 아내도 나도, 그렇게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집에오면 아이가 있었고, 잠들때면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물론, 익숙해지고 있다는 말이었지 잘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생각보다 나와 아내 모두 아이를 다루는데 겁내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랄까. 기회가 된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사용한 꿀템들의 사용기를 올려볼 예정이다. 아이템은 그저 사랑이다.

 

 아, 그리고 5주차가 되어서야 잡힌 우리 태호의 첫 외출 일정이 잡혔다. 바로 신생아 BCG 접종(일명 불주사). 내 어깨에는 특별한 상처가 없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BCG 접종에도 피내용(일반적으로 우리가 맞았던 주사)과 경피용(도장처럼 9개의 바늘을 가진 주사)로 나뉜다고 한다. 경피용의 경우 어깨에 상처가 남지 않아서 많이들 하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아내와 얘기해보고 우리는 그냥 피내용으로 결정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내가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지 않아 여기에 써 놓지는 않으려고 한다. 

 사실, BCG 접종은 주사 그 자체보다는 접종하러 가는 길이 가정 걱정되었다. 아이를 제대로 태우고 갈 수 있을지, 가는 동안 우는 건 아닌지, 아이를 외출할 때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같은 걱정들이 줄을 이었다. 그렇다고 미룰수는 없는 일이라 일단은 바구니 카시트에 아이를 장착(?)해서 나왔다. 다행히 크게 울지는 않아서, 아이가 제대로 상황을 인지하기 전에 얼른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아... 아이들이 많이 모이면, 그것도 그게 병원이면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 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누구 목소리가 더 큰지 경쟁하듯 소리치고, 울고, 또 소리치고, 또 울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 태호도 울기 시작하는 거 같아서 얼른 데리고 나왔다. 

 

 몇 바퀴 돌고나니, 드디어 우리 태호의 순서가 돌아왔다. 하... 내가 다 긴장되는 순간. 아이에게 처치(?)하는 걸 처음보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맞는 접종 하나에도 이렇게 긴장되는데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에는 멘탈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이 존경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태호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태호의 울음소리를 꽤나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지러질만큼 우는 목소리는 거의 처음 듣는 기분이었다. 아이가 배가고파서 우는 소리와 아퍼서 우는 소리가 다르다는 걸 처음 느끼는 순간이었다. 운다기 보다는 소리치는 느낌. 아..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안쓰럽고 괜히 미안한 기분까지 들었다. 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뭔가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진이 다 빠져버렸다. 빨리 집에가서 세 가족끼리 오손히 쉬고 싶었다. 다시 한번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히 자라길 바라본다. 사랑한다 태호야!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