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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Day 16, 17 - 산 페드로 아타카마, 사막의 한 가운데에 도착하다 (달의계곡투어) 본문

여행/남미_2016

[칠레] Day 16, 17 - 산 페드로 아타카마, 사막의 한 가운데에 도착하다 (달의계곡투어)

추락천사 2017. 10. 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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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조금 전 까지만해도 볼리비아에 있었는데, 버스를 타고 한 시간여를 달리고 나니 칠레에 도착했다. 수 많은 국경을 넘어봤지만 이렇게 옆 집 가듯이 이동을 해본건 처음이라 조금은 어리둥절. 인구가 2천명 남짓한 도시라고 들었는데 이미 관광객만으로도 수 천명은 돼보였다. 우유니와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어가는 경로로 이용되기도 하고, 주변의 지리적 특징 덕분에 수 많은 투어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상점 뿐만 아니라 도시도 위치가 좋아야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도착한 당일에는 우유니 사막투어로 인한 여독을 풀기위해 투어 예약후에 완전한 휴식. 

 참고로, 볼리비아에서 막 넘어왔다면 갑자기 오른 물가에 놀라지 말길 바란다. 대략 한국의 물가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남미 물가를 잊어야 지내기가 편할 듯 하다.

Tip 1.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이곳의 투어 예약이었다. 달의 계곡 투어와 스페이스 투어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니 특별한 계획이 없는 사람들은 이 두 투어를 예약하면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스페이스 투어'를 예약할 때는 반드시 영어 가이드가 되는지 확인을 했으면 한다. 달의 계곡 투어의 경우에는 스페인어로 설명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지형을 눈으로 보고, 왠만한 책자에 그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투어를 진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스페이스 투어의 경우에는 가이드의 설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명심하자.

Tip 2. 이곳에서 맥주는 일반 마트에서 팔지 않는다. 아타카마 마을의 끝자락에 있는 주류 전용 가게가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도록 하자.



 문제의 시작. 한국의 블로그에서 유명한 스페이스 투어사가 이날은 쉬고 있었다. 그냥 포기했어야 한다. 아무 투어나 예약해서 일어난 참사는... 차마 말로 다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건 다음에 얘기하기로하고... 3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아타카마 시내에 하나 밖에 없는 시장 입구에 몹시 잘생긴 청년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처음엔 너무 적극적인 호객 행위 때문에 지나쳤지만 다들 비슷비슷한 수준이라 그냥 이곳에서 예약을 진행했다. 참고로 투어 비용은 8000 페소/인 이었고 공원 입장료가 3000페소/인 이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사실 예약할 때 자기가 묵는 숙소에서도 예약을 받기 때문에 귀찮은 사람들은 그냥 숙소에서 예약을 해도 상관은 없다. 이렇게 밖에서 따로 예약할 경우에도 숙소 앞까지 정해진 시간(일반적으로 오후 4시쯤?)에 픽업을 나가니 각자에 맞는 스타일로 선택하자.



 투어사 바로 옆에 시장이 이어져있는데 확실히 이곳의 가격이 볼리비아나 페루보다 비싼게 피부로 느껴졌다. 왠만하면 페루에서 필요한 기념품은 다 사도록 하자. 왠만하면 말이다.



기념으로 산 머리띠. 이거 지금도 가지고 있나?



 이곳에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2~3개 정도 있는 듯 하다. 그 중에서 가장 깨끗해 보이는 곳으로 결정. 혹시나 신기한(?) 맛일까봐 살짝 걱정했지만 뭐 한국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과 큰 차이는 없었다. 물론 덥고 건조한 곳에서 먹으니 한국에서보다 2배는 맛있게 느껴졌다는 게 차이점이랄까. 가격은 2.5페소니 큰 부담없이 먹도록 하자.



 투어까지 시간도 남아서 엔빠냐다를 사와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꽤 맛도 있고 배도 차서 대만족. 조심해야할 건 다양한 맛중에 꽤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 있으니 미리미리 검색해서 자기에게 맞는 녀석을 알아보도록 하자. 귀찮으면 그냥 대충 아무거나 사본 뒤 먹고 결정하는 걸로. 지금 알려주고 싶지만 어떤 맛이 맛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달의 계곡 투어(Valle de la Luna Tour)

 해발 2400m의 고지대라는 점과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는 기후가 만나서 형성된 독특한 지역이다. 달 표면처럼 울퉁불퉁해서 붙여진 이름이 달의 계곡. 이름 그대로(달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조금은 들었다. 일반적으로 해가 살짝 지기 시작하는 오후 4시에 시작해서 4시간 정도 투어가 진행되니 참고하길 바란다.

 

[죽음의 계곡]

 달의 계곡 투어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죽음의 계곡.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는 계곡, 그 사이로 끝없이 내리쬐는 햇볕이 '죽을 것 같이' 피부를 공격하기는 한다. 이름 때문에 조금은 더 괴기하게 느껴지는 계곡.



[소금 계곡]

 계곡의 경사면들 사이로 소금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러가지 설이 있겠지만 가장 그럴듯한 건 역시나 융기설. 한 때 바다의 바닥면이었던 이곳이 어떤 이유에서든 지상 위로 융기했고 그 때 자리잡았던 바닷물은 증발하고 남은 소금의 흔적이란 얘기다. 



벽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소금.
마치 손자국 같다.



 초반의 가벼운 길을 지나고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 들어가기 전 가이드가 주의를 주는 점이 몇가지 있는데 잘 듣고 따르도록 하자. 기억나는 걸로는 머리를 부딛히게 되면 상처가 날 수 있으니 항상 머리위를 조심하라는 것과 휴대폰을 손에 들 경우에는 바닥에 긁힐 수 있고 주머니에 넣으면 벽에 부딛힐 수 있으니 조심해서 다뤄야 된다 정도. 아래 사진 처럼 이곳 지형이 꽤 기형적인 모양을 하고 있으니 조심해서 다니도록 하자.

 참고로, 벽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보면 '따닥 따닥'하는 바위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메마른 기후로 인해 바위가 실제로 갈라지는 소리라고 한다. 근데 메마르다고 해서 바위가 이렇게 갈라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금이 갈라지는 소리가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아이고 힘들다.



드디어 빠져나왔다!



 한 20분 정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보면 소금 계곡을 빠져나올 수 있다. 안에서 본 풍경보다 이렇게 나와서 본 풍경이 오히려 더 '계곡'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무엇이 이곳의 지형을 이렇게 괴기하게 바꿔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야 정말 남미에 온 거 같고 사막을 경험하는 기분이 든다.



[세 마리아상 바위]

 소금 계곡을 지나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기도하는 성녀의 모습을 세가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바위 앞이다. 가운데와 오른쪽 바위는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가는데 왼쪽 바위 만큼은 어떤 형태로 기도하는 건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아직 신앙심이 부족한건가. 



자, 기도하는 마음으로 점프!



에브리바디 점프!





[안피테아트로, Anfiteatro]

 스페인 어로 원형 극장이란 뜻을 가진 안피테아트로.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실제로 보면 알 수 있다. 마치 그 안에 성이라도 지어논 것 처럼 매끈하게 깍여진 계곡의 벽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극장은 모르겠고, 새로산 스카프를 두르고 사진부터!





[빅듄, Big Dune]

 뭐, 지금까지의 달의계곡 투어는 아마도 이 녀석을 보기 위한 전초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옥탑방에서 전 동네를 바라보듯 달의 계곡 전체를 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가지고 있는 녀석. 한강 앞에 있는 고층 아파트의 한강 뷰 같은 느낌이랄까. 달 처럼 깍여진 지표면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잠시 헷갈릴 정도다. 물론 0.8초 정도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찍는다는 그 사진. 하지만 여행 도중 듣게 된 소식인데 이곳에서 사진을 찍다가 한국인이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아내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데 간만에 긴장되기 시작했다. 아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저 곳에서 포즈를 잡고 방긋방긋 웃는다. 아... 지금 다시 보는대도 긴장되네.



참, 겁도 없어요.



아, 어지럽기 시작한다.
절벽에서 좀 떨어집시다.



난 무서우니까, 여기쯤에서...



 슬슬 날씨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주위에 바람을 가려줄 수 있는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지 해가 떨어지자마자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가져온 거라곤 '울트라 라이트' 패딩 밖에 없는지라 일단은 껴입을 수 있는 건 다 껴입고 잠시 버티기로 결정. 뭐, 그것도 2~30분이 지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직 가이드가 신호를 주지 않았음에도 각자의 버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달의 계곡 투어는 사실 마지막 빅듄지역에서만 제대로 봐도 충분이 제 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유니 사막을 보고 난 뒤에 더 이상 새로운 지형이 또 있을 가 싶었는데, 역시 남미는 모든 게 새롭게 그 하나하나가 신기했다. 기대 안하고 간 투어라서 그런지 꽤 만족스러웠다.


[지출 내역]

1. 머리띠 + 머플러 : 5.5페소
2. 아이스크림 : 2.5페소
3. 맥주 : 5.2페소
4. 엔빠냐다 : 3.9페소
5. 달의계곡 투어 : 8000페소(1인) + 입장료 3000페소(1인)
6. 맥주 : 5.2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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