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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Day 15 - 우유니 투어 2일차 (기차무덤, 라구나국립공원, 돌의나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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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Day 15 - 우유니 투어 2일차 (기차무덤, 라구나국립공원, 돌의나무)

추락천사 2017. 10. 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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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니 투어 2일차가 되면 슬슬 우유니에 대해서 적응하기 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우유니 투어가 단순히 '우유니 소금사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구나란 사실 역시 알게 된다. 얼마나 많은 지형이 이곳에 존재하며, 그곳에 펼쳐지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풍경들의 아름다움에 하나하나 놀라게 된다. 발전되지 못해서(이곳 사람들에겐 어쩌면 그것이 어려움일 수 있지만) 더욱 아름다운 우유니 투어.


8. 기차무덤

 이곳엔 유난히 기차가 버려진 흔적이 많다. 앞 서 얘기했지만 보기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이 장면이 이곳의 역사를 뒤돌아 봤을 때 결코 아름답다란 단어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이다. 나라가 발전하면서 당연히 함께 커나가야될 기간 시설이 이렇게 버려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현실. 이렇게나마 관광 시설로 이용될 수 있음에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래도 일단, 관광지로 이용하고 있으니 이런 우울한 생각은 벗어버리고 다시한번 관광객 모드로 전환. 우유니가 언제나 그렇듯 이곳 주위에 건물은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다. 즉, 어느 방향으로 찍어도 이렇게 개방감 있는 사진이 연출된다. 하늘도 파랗고 주위도 뻥 뚤려 있으니 보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도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앞 서 기차무덤은 한 번 봤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잠깐 사진 찍는 걸로 만족하고 다시한번 길을 떠난다. 길을 보면 알겠지만 완벽한 비포장 도로. 거기에 날씨까지 추워서 땅에 쿠션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엉덩이 뼈가 몹시 아프기 때문에 중간 중간 쉬어주어야 한다. 그럴 때마다 역시나 사진 한장. 



 운이 좋다면 이렇게 길가에서 노니는 라마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사람들 손에 키워진 녀석들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하면 도망가기 바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아.. 안되는구나' 라는 걸 깨닫고서는 그냥 같은 뷰파인더에 담는 걸로 만족. 




9. 오야구에 화산지대(Volcan Ollague)

 이쯤오면 이제 우유니 소금사막은 잊어버릴 때가 되었다. 칠레로 넘어가기 위해 계속해서 남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모든 풍경은 사막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나 오야구에 화산지대부터 몇 개의 호수를 묶어서 라구나 국립공원 투어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돌과 호수의 연속이다.

 아마도, 내가 화성에 간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가 싶은 지형이 펼쳐지는 오야구에 화산지대. 파도 같이 넘실대는 형상의 바위들 덕분에 처음엔 조금 무서울 정도로 괴기한 느낌이 든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기형적인 모습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조금 무섭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바위들이니 그 위까지 올라가서 한 눈에 아래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듯 하다. 다행인 건 아직까지 이곳에서 낙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거. 한글 낙서가 앞으로도 없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

 


10. 라구나 투어(Lag Canapan[녹색호수], Lag Hedionda[적색호수], Lag Honda[하트호수])

 이제 라구나 투어하면 등장하는 학다리 생물(플라멩고)을 볼 수 있는 호수에 도착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곳의 호수는 녹색 혹은 적색을 몹시 뚜렷하게 보이고 있어서, 그 호수의 이름도 녹색호수 / 적색호수라고 이름붙어있다.



 저 푸른 빛이 잘 보이려나 모르겠다. 사실 녹색 빛이 감돌았던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보니 푸른색이네. 색이야 어쨌든 오늘의 주인공이 플라멩고 사진 투척! 날에 따라서는 플라멩고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한 무리의 플라멩고가 호수위를 노닐고 있었다. 참 걱정이 없어 보이는 녀석들. 


 몹시나 하트스럽게 생긴 하트호수. 참 관광객들의 취향을 저격해주는 하트 호수라니. 너 이녀석 나라에 돈 벌어주는 녀석 같으니라고. 이곳에서는 크게 볼 건 없지만 주위의 산들과 호수와의 전경이 다른 호수들보다 유난히 한 눈에 들어와서 사진 찍기에 참 좋다. 날씨까지 도와준다면 완전 병풍처럼 둘러싼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아이 씐나!


 아마 화산 덕분에 스코리아(Scoria,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가스와 토양이 함께 쌓여서 생긴 토양)질의 토질이 형성되서 붉게 보일거라고 생각은 되지만 도대체 얼마나 화산 활동이 활발했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붉은 토양이 넓게 퍼져있다. 이 주위 전체가 붉은색일 정도로 큰 화산 활동이라면 이거 지금은 안전한거 맞는건지 모르겠다. 



 사실 녹색호수 다음에 바위를 잠시 구경하고 왔지만 이왕 호수 설명하던거 순서를 조금 바꿔서 적색호수 먼저 등장시켰다. 적색호수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적조현상처럼 뭔가 붉은 막이 호수위에 형성된 건 아니다. 아마도 앞 서 설명한 토질이 호수에 섞이면서 생긴 현상이지 않을가 싶다. 약간 황토물 같으 느낌이랄까.

 


 이곳에서도 당연히 플라멩고를 만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 녀석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엄청 추웠는데... 그렇게 기다렸는데, 이 놈들은 녹색호수 이후로 영원히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쁜놈들.



 플라멩고가 나타나라고 이렇게 플라멩고를 유혹(?)하는 포즈도 취했지만, 뭐 좋은 사진 하나 남기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이쯤 됐을 때는 엉망진창인 차를 타고 하루종일 이동한 탓에 배도고프고 몸도 살짝 지친 상태였다. 덕분에 플라멩고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크게 실망하기 보다는 슬슬 숙소에 다가와간다는 기쁨으로 즐거운 상태. 자, 오늘 하루도 얼추 끝나가는구나.




11. 아르보 델 라 피에드라 (Arbol de la Piedra)

 어마어마한 이름. 듣기만 하면 전설의 귀족같은 느낌이지만 그 실상은 나무 모양을 한 바위다. 초 현실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바위를 보고 있으면 수 많은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설명으론 그 존재 자체를 설명하기에 부족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마도 거대한 바위가 자리잡고 있었을 테고, 그 바위를 수 많은 세월동안 바람, 비로 깎아내려갔을 텐데, 왜 하필이면 저렇게 하나의 나무 같은 모양이 됐을까 하는 생각.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괴기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럴 땐 그냥 보고 신기해하는 거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유난히 신기한 녀석들 외에도 주변에는 조금은 덜 신기하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내고 살아남아 그 존재를 뽐내는 많은 바위들이 있었다.


 구경을 다 마치고, 드디어 우유니 투어 두 번째 숙소에 도착했다. 바로 이곳이 남미에서 내가 묵었던 숙소 중에 가장 '빡센' 곳이 아니었을 가 싶다. 너무 피곤해서 차마 내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일단 7~8명이 한 방에서 자는 건 기본이고, 제대로 된 목욕 시설이 없으니 씻는 건 포기하는 게 좋다. 그나마 전기는 들어오니 얼른 얼른 충전하도록 하자. 

 


 이렇게 우유니 투어 2일차가 마무리 되어간다. 이제야 조금 우리 일행들과 친해지나 싶었는데 마지막 밤이라니. 이날 저녁은 바텐더 출신의 멕시코 일행 덕분에 럼주 칵테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하루가 가고 새로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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