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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4 - 코우리 쉬림프웨건(Kouri Shrimp), 하트바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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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4 - 코우리 쉬림프웨건(Kouri Shrimp), 하트바위

추락천사 2024. 7. 2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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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 2022.03.05 - 03.16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게 바로 경험하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을 적절히 섞어서 동선을 짜는 부분이다. 아내와의 첫 여행을 갔을 때 바로 이 부분 때문에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내는 경험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라면 먹는 건 어느정도 타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나는 끼니를 대충 때우면서까지 무언갈 경험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해야하는 부부이기에 서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양보하기로 했다. 아내는 너무 무리한 일정을 짜지 않고, 나는 내가 수용 가능한 수준을 명확히 아내에게 전달하는 걸로 타협했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르다보니 조금씩 했던 양보가 이제는 일정을 짤때 간편하면서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을 찾는 게 일상이 되었다.

 

코우리 쉬림프웨건(Kouri Shrimp)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는 코우리섬에 있는 하트 바위였다. 아무래도 조식 이후에 긴 시간을 밖에서 보내야했기 때문에 코우리섬에 이동해서 뭔가 먹을만한게 필요했다. 그렇다고 너무 식사에 긴 시간을 소비하자니 태호에게 무리가 될 거 같아 고민하던 찰나에 마친 Togo service 를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있어서 바로 일정에 추가했다.

 찾는 건 생각보다 간단했다. 코우리섬에 들어가는 코우리 대교를 건너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해변가에 위치한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사실 인터넷에서 봤던 분위기는 푸드트럭 같은 느낌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것만 같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아담한 건물에 조금은 한가한 느낌의 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메뉴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일단 처음 온 식당에서는 베스트 셀링 메뉴를 먹어야 탈이 없다. 오리지널 갈릭새우와 스파이시 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는 곳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뭐, 우리가 운이 좋았던 걸로 하자.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을 뿐더러 위치한 곳도 조금은 높은 지대여서 그런지 눈 앞에 가리는게 없었다. 햇살도 너무 좋아서 기다리는 동안 '그냥 여기서 먹고 갈까?' 생각할 만큼 좋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맛이 평범한 수준만 되더라도 이 정도 위치라면 유명해지지 않을가 싶은 마음이랄까.

 조금은 배가 고팠지만, 그래도 여기서 먹는 것 보다는 하트 바위가 있는 해변에 앉아서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하자는 데 아내와 의견이 일치해 음식이 나오자마자 바로 출발했다. 그뒤에 있을 참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하트 바위

 앞에서 얘기한 것 처럼 오늘의 계획은 노을진 풍경에 하트 바위를 뒤로하고 아내와 같이 해변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는 거였다. 그리고 거의 그 계획이 실행될 것 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하트 바위 근처 주차장에 도착한 뒤에 그 모든게 부질없는 꿈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바로 태호가 큰 일(?)을 치뤘다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기저귀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내와 나는 이왕 이렇게 된거, 일단 최대한 빠르게 하트 바위를 눈에 담은 뒤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가져온 쉬림프는 집에 가서 먹는 걸로 하고, 일단 태호를 들쳐 안았다. 어차피 지금 돌아가나 10분 뒤 돌아가나 매한가지였다. 

 다행스럽게(?) 하트 바위는 주차장에서 3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었고 아내와 나는 노을진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하트 바위를 약 30초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무려 사치스러운 사진들 남겼다.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모든 일이 도착하고 2~3분 안에 일어났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혹시나 태호가 불편해하지 않을가 조금 걱정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태호의 눈빛은 해맑기 그지 없었다. 준비성 없는 엄마 아빠가 미안할 뿐이었다. 그 이후로 어디를 움직이든, 아무리 짧은 거리라고 해도 충분한 양(?)의 기저귀를 쳉기는 버릇이 생겼다.

 

숙소에서...

 숙소에 거의 뛰듯이 들어와서 태호를 목욕시켰다. 울거나 하지도 않았고 짓무른곳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불편한 마음으로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태호는 그저 세상에 자신과 장난감만 있다는 듯이 집중하고 있었다. 뽀송뽀송하니 좋은가?

 

 제대로된 식사를 못한 게 이제서야 기억나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사온 음식들을 꺼내놓고 아내와의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막상 이렇게 차려놓고 보니 또 오늘 하루가 알찬 기분이 든다.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한잔 그리고 옆에서 자려고 준비중인 태호만 있다면 언제라도 이런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한다.

 

 그럼 정말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태호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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