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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3 - 추라우미 수족관(Churaumi Aquarium) 그리고 다시 숙소로... 본문
[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3 - 추라우미 수족관(Churaumi Aquarium) 그리고 다시 숙소로...
추락천사 2024. 5. 15. 22:37여행기간 : 2022.03.05 - 03.16
여행이라는 건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아무리 여유롭게 잡더라도 보고 - 먹고 - 쉬었다가 - 다시 보는 걸 반복하면 아이의 체력은 금새 이렇게 방전되어버린다.
너무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어서 잠을 잘 못드는 거 같길레 아이의 눈 앞을 얇은 손수건으로 가려주었다. 그랬더니 금새 잠들어버린다. 역시 너도 피곤하긴 했구나. 이제 오늘의 일정도 거의 다 끝나가니 조금만 힘내자 태호야.
추라우미 수족관(Churaumi Aquarium)
지금 향하는 곳은 이곳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수족관인 바로 추라우미 수족관이다. 태호가 워낙 물고기 보는 걸 좋아해서 가능하면 앞으로 하게 될 태호와의 여행지에 수족관이 있으면 코스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번이 태호에게 있어서 첫 수족관인 셈인데...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수족관을 제대로 가본적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어렸을 때 63빌딩의 아쿠아리움을 갔었던 거 같긴한데... 제대로 된 기억이 나질 않는다. 태호의 첫 경험에 들떠있다가 막상 내가 가졌던 기대감에 대해서는 뒷전으로 미뤄뒀던 거 같다. 이 생각을 하고 나니 괜시리 내 기대감도 커져버렸다.
이곳에 들어와서 처음 느낀 건 규모에 대한 압도였다. 무엇하나 허투루 만든 게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수중 환경을 재현해놓았을 뿐 아니라, 수족관의 크기 역시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컸다.
그걸 바라보는 태호의 눈빛도 평소보다 더 집중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그림으로만 바라보던 해양 생물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반가운 느낌이 들다가도 낯설어하며 다가가지는 못했다. 누굴 닮아서 이리 겁이 많은지... 어쨌든, 한 발자국 멀리서 바라보지만 눈을 떼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태호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녀석이 바로 나폴레옹 피쉬였다. 이렇게 큰 물고기를 본 것도 처음인데 사람 얼굴이 동동 떠다니는 것 같이 생겼으니 태호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다가 녀석이 너무 가까이 오자 도망가듯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 다음 주인공은 바로 감자바리. 대형 우럭의 일종인데, 이 녀석 역시 그냥 크기 때문에 태호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역시 아주 특이하거나 몹시 크거나 해야 아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듯 하다. 다행히 이 녀석은 너무 사람같이 생기지는 않아서 조금 가까이와도 태호가 무서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에 이렇게 갑각류, 작은 관상어 거기에 흔히 볼 수 없는 해파리까지 있었지만 슬슬 다가올 메인 이벤트 때문에 크게 집중하지 못했다. 사실 추라우미 수족관이 유명한 이유는 이런 다양한 어종과 잘 관리된 시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음에 만나게 될 '고래상어' 때문이기에 끝이 다가올 수록 기대감이 커져만 갔다.
그렇게 해서 기대하고 고대해서 만난 고래상어. 사실 이렇게 만나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과연 이 정도 크기의 물고기를 수족관이라는 공간안에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역시 왜 이곳이 유명한지 그 크기로 말해주고 있었다. 물론 바다에 비해서는 초라한 크기이겠지만 인간이 만들었다고 보기에 정말 신기할 정도로 큰 사이즈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그냥 바다를 바라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처음에는 혹시나 태호가 놀랄 수 있어서 조금 뒤에서부터 적응할 수 있게 지켜봤다. 태호가 크게 긴장하는 거 같지는 않아 보여서 조금씩 가까이가서 보여주기 시작했다. 태호도 물속에 있는 거 처럼 기분이 좋은지 가까이가서 보기 시작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가 다시 물속을 바라보면서 집중하는 모습.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앞으로도 수족관에는 꼭 들려야 겠다는 마음이 샘솟기 시작했다.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한 곳이라도 더 많이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태호와의 첫 수족관 추억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태호는 인생에서 처음이었겠지만 나 역시도 언제 왔는지 기억이 나지않을 만큼 수족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큼 더 많은 걸 더 다양한 장소에서 느끼게 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있을 수 있게 최대한 자주 가능하면 오랫동안 함께 하려고 한다. 물론 태호가 같이 가줘야되겠지만 말이다.
숙소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루틴처럼 아이를 씻기고 잠시 딩굴거리는 시간을 갖는다. 분명 피곤해하던 거 같았는데... 숙소에 돌아와서 뽀송하게 씻자마자 다시 쌩쌩하게 충전 완료된 태호. 너도 여행와서는 일찍자고 싶지 않은 맘이구나. 그래 이해한다.
이날 우리의 일용할 저녁 양식이다.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호텔 앞에 맛집으로 유명한 곳에서 사온 음식들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하는 맥주 한잔. 이것 만큼 완벽한 마무리가 있을가 싶다. 물론, 앞으로의 여행에서 계속 언급하겠지만 라면의 초이스 만큼은 항상 실패했다. 혹은 라면의 조리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만들다가 망한다거나. 뭐, 그랬다.
이렇게, 3일째 하루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