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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Day 31 - 라 보카(La boca) 지구, 원색의 아름다운 도시 본문

여행/남미_2016

[아르헨티나] Day 31 - 라 보카(La boca) 지구, 원색의 아름다운 도시

추락천사 2017. 12. 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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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한달 째, 오늘 밤에는 남미를 떠날 비행기를 타야하니 남에서 보내는 마지막 아침인 셈이다. 다시 돌아간다는 아쉬움부터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까지 뒤섞인 마음으로 일단 거리에 나섰다. 바람이 불어서 머리가 좀 엉망이다.



 무거운 여행 짐들은 모두 AirBnB 호스트에게 맡겨두고 얼마전 왔던 El Ateneo에서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Coffee & Bread. 이런 아름다운 공간에서 향긋한 커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는 도시에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마냥 부럽고, 조금 아쉬웠다.



 아침을 가볍게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라 보카(La boca) 지구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머무는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152번 버스를 타고 가면 라 보카 지구의 바로 앞에 있는 항구에서 내려준다. 본인이 머무는 지역에 저 버스가 보이면 라 보카 지구 투어를 해보는 걸 권하고 싶다.




 도시에 도착해서 라 보카 지구의 입구에 들어서면 아래 사진처럼 도시 전체가 원색의 페인트로 가득차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자칫 어지러울 수 있는 원색의 조합이지만 아주 적당히,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잘 칠해져있었다.



 탱고의 발생지라고 알려진 도시 답게 도시의 입구부터 문을 연 가게마다 작은 탱고 쇼가 열리고 있었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남녀가 춤추는 모습이 자뭇 분위기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 자리에 앉아서 탱고를 감상하며 점심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아침도 든든히 먹기도 했고, 춤추는걸 지척에서 바라보며 식사하는 게 그리 익숙한 분위기는 아니라 그냥 지나가면서 감상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도시 전체를 바꿔논건지 아니면 건물 하나씩 칠하다보니 도시 전체가 이리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만 봐서는 그저 눈이 즐거울 뿐이었다. 



 별 생각없이 바라보다가 당연히 사람인줄 알았던 조각들. 약간은 괴기스러울 정도로 혹은 익살스러운 표정의 조각들이 주변에 알록달록 칠해진 벽과 잘 어울렸다. 근데, 저 조각은 무슨 생각으로 만들어 놓은건지 살짝 궁금하긴 했다. 너무 무섭잖아.



 알록달록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예쁜 가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정하고 귀엽게 꾸미기로 한건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놀이동산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눈에 힘 빡주고!


 중심 거리에서 살짝 벗어나서 돌아다니다보면 이렇게 그림들을 전시한 골목을 발견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모든 예술가들이 나와서 작품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림 하나하나가 도시의 풍경과 잘 어울려 한 작품 정도는 집에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 20시간이 넘는 비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엄두를 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거리의 곳공세 전시된 작품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 같은 기분도 든다.



 그저 붉은 색 벽돌에 색만 칠해놓았을 뿐인데, 저혀 다른 집으로 바뀐 기분이 든다. 창문 안에 있는 창틀이 보이는가. 저 색 그대로 벽까지 칠해져있었다면 얼마나 우중충했을지 상상이 간다. 



 뭐, 동네를 한 바퀴 돌고나니 이제 색색이 칠해져있는 건물의 벽과 나간에 나와있는 조각들 때문에 놀라는 일은 없다.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프란차이즈 때문에 어느 거리를 가나 같은 모습의 건물, 가게, 인테리어를 보는 것 보다는 가게 하나하나가 개성을 가지고 있는 이 도시의 거리가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거의 도시의 끝자락까지 오면 아름다운 건물은 여전하지만 사람들이 뜸해지기 시작한다. 이 건물 뒤로는 그저 평범한 모습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라 보카 지역이 조금은 위험한 동네이기 때문에 이 지역 밖으로는 나가는 만용을 부리지는 않았다. 



 너무 가볍게 먹은 아침 덕분에 조금 걸었을 뿐인데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역시나 가볍게 먹은 햄버거 간식. 이렇게 가볍게만 먹다가는 하루에 5끼도 먹을 기세였지만 앉아서 먹기에는 적당한 곳이 없어서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 넓지 않은 도시에, 넉넉하지 않은 여행 시간까지 더해져 그리 많은 장소를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왜 사람들이 (굳이 위험하다고 소문난) 이 도시까지 오는지 조금은 이해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정말 비행기를 타러가야 할 시간이다. 무거운 발걸음이지만 어쨌든 공항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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