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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Day 20 - 푸콘, 공원에서 온천까지... (1) 본문

여행/남미_2016

[칠레] Day 20 - 푸콘, 공원에서 온천까지... (1)

추락천사 2017. 10. 2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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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같은 도시, 푸콘에서의 아침이 시작됐다. 어제의 휴식으로 여독이 풀려서인지 아니면 상쾌한 공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몸도 마음도 여행하는 그 어느 때보다 개운했다. 적당히 내렸던 비 덕분에 공기의 상쾌함이 여느때 보다도 코끝에 강하게 느껴졌다. 비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비온 다음날의 아침 만큼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마치 카페 같은 호스텔 창가에서 아침을 먹으며 비온 뒤의 마을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까지 갖고 있자니 그냥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집 안에서 빈둥거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여행을 좀 더 길게 잡을 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이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기로 하고 오늘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집에 마당이 있다면 한 번쯤 키워보고 싶은 순한 개. 무슨 종인지는 모르지만 오는 손님들마다 이뻐라 해서 인지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얌전하게 사람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걸 보니 얼마나 사랑받고 자란 녀석인지 느껴진다. 집 안에서 곱게 자란 녀석들도 나름의 행복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목 줄 없이 살아가는 녀석이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나중에 내가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한 번 쯤...?



 비가 온 날 아침이었지만 눅눅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도시 전체가 상쾌함을 풍기고 있었다. 너무 밝은 햇빛 때문에 걷기에 불편한 날씨 보다는 이렇게 적당하게 구름이 있는 날씨가 여행하기에는 정말 최고다. 물론, 이러다가 비가 온다면 일정이 또 엉망이 되겠지만... 제발 오늘 하루 만큼은 날씨가 우리를 도와주길 간절히 빌었다. 날씨야 응? 그러는거 아니다. 정말...



 내일이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어야 하는 스케쥴이기 때문에 조금 여유가 있을 때 집 근처에 있는 villarrica lake를 가보기로 했다. 집에서 10분만 걸어도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푸콘의 시내와도 가까워 호스텔의 호스트 역시 추천하는 코스 중에 하나였다. 남미의 어느 나라를 가든지 이런 호수 근처에는 높은 건물들이나 눈에 거슬릴만한 카페들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온전히 호수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투어에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에 중간에 요기할 수 있는 간식거리를 준비하기로 했다. 시내에 있는 큰 마트가 하나 밖에 없을 뿐더러 그게 꽤 크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간식이라고 하면 김밥이 쉽게 떠오르는 데 남미에서는 김밥 보다는(사실 김밥을 본 적은 없다) 엠빠나다(Empanada)라는 만두스러운 녀석이 훨씬 더 유명하다. 왠만한 마트에서는 종류별로 다 판매하고 있고, 들고 다니면서 먹기에도 좋으니 배고픈 사람들은 잘 이용하도록 하자.



 역시 비온 뒤의 푸콘 하늘은 한 폭의 그림 같다. 거기에 동화같은 마을까지 배경으로 있으니 찍는 사진마다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듯 하다. 다시 한번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이 아름다움이 일상이 되는 건 조금 슬프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거리를 걷다보니 초콜릿 가게나 눈에 띄었다. 남미에 와서 초콜릿을 먹어본적이 있나 싶었지만 간식거리가 필요한 참에 잘됐다 싶어서 들어갔다. 위치는 앞 서 보였던 villarrica lake 근처에 있으니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려봐도 좋지 않을가 싶다.


[Spezialtaten, 푸콘 초콜릿 가게] - Calle Clemente Holzapfel 430, Pucon, Pucón, IX Región, 칠레


 입구에 들어서면 일단 너무나 예쁘게 잼과 초콜릿이 전시되어있어서 이곳이 한국이었더라면 종류별로 하나씩 사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특히 이곳에서 추천해주는 화이트 / 다크 초콜릿 덩어리들은 설탕 덩어리 같은 느낌때문에 한 입 먹고 질려버리는 맛이 아니라 한 조각 정도는 앉은 자리에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당도가 적당하다. 원래 푸콘 지방이 초콜릿으로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만난 맛있는 간식거리 덕분에 또 한번 지출.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엔 너무나 아쉬운 맛이다.



 원래는 투어를 다니면서 먹으려고 비축해둔 식량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숙소에서 아침도 먹고 또 공원에 앉아서 간식도 먹게됐다. 그냥 중간 중간에 더 사먹든지 하겠다. 배고파서 안되겠네. 역시 여행을 오면 많이 걷다보니까 평소보다도 훨씬 많이 먹게 된다. 



 저렇게 입에 계속 뭔갈 머금고 다니면서 도착한 투어사. 사실 어디 투어사가 유명한지 알아보기 보다는 그냥 돌아다니면서 친절하고 영어가 통하는 집에서 하기로 했다. 남미 여행을 하다보니 투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어 가이드'가 가능한지 였다. 몇 몇 투어에서는 모든 일정을 '스페인어'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칫 중요한 설명들을 못듣는 경우가 있다. 꼭! 투어 전에 확인하도록 하자. 



 날씨가 좋은 날에는 투어사 옆의 주차장으로 비야리카 화산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날은 구름이 많이 껴서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비야리카 화산 투어도 못하게 됐는데 눈으로나마 구경하는 호사를 누르지도 못하다니... 그래서 이곳 푸콘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화산 투어를 갈 수 있는 날까지 마냥 기다리면서 장기 투숙을 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한다. 우리 같은 단기 여행자들은 그저 날씨가 도와주길 기대하는 수 밖에...

 우리는 결국 날씨 때문에 화산 투어는 포기하고 공원과 호수 그리고 마무리로 온천투어를 하는 패키지를 예약했다. 인당 23000페소이니 혹시라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비야리카 화산 투어를 못하는 분들은 이 투어를 해보는 건 어떨까 권해본다. 멋진 공원에서 시작해서 하루의 여독을 풀 수 있는 온천까지 갈 수 있으니 크게 후회할 일은 없을 듯 하다.


 

 투어 예약도 마치고 간식거리도 두둑히 준비해뒀으니 이제 투어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비야리카 화산 투어를 포기한 만큼 좋은 투어가 시작되길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의 투어니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to be continued


[지출 내역]

 1. 투어 : 23000페소 / 1인
 2. 간식 : 8670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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