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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방콕&파타야] 15개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Day 06 - 마지막 하루, 카오키여우 오픈 동물원(Khao Kheow Open Zoo) 그리고 아이콘시암(Icon Siam)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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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방콕&파타야] 15개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Day 06 - 마지막 하루, 카오키여우 오픈 동물원(Khao Kheow Open Zoo) 그리고 아이콘시암(Icon Siam)

추락천사 2024. 3.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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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 2023.12.15 - 12.21

 

 신기할 정도로 시간은 아무일 없이 흐른다. 분명 시계를 보고 있을때면 1초 1분이 아득하게 흐르는데, 여행을 시작함과 동시에 끝이 다가온거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휴가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야 일하는 시간도 빠르게 흐를테니,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휴가의 매일 아침과 같이 마지막날이 오늘도 조식을 알뜰살뜰하게 쳉겨 먹었다. 뭔가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번잡함은 사라지고 정갈한 한끼 식단이 완성된 느낌이다. 내가 이번 휴가를 와서 가장 행복한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종류의 팬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아, 또 먹고싶네.

 식사를 했으니 당연히 수영을 하러 움직였다. 매일이 오늘 같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휴가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오는게 아닐가 싶다. 평소와 다른 하루를 보내는 느낌. 노동이라는 고통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순간. 휴가의 하루하루는 비슷하게 돌아갈지라도 매 순간이 행복한 이유가 아마도 그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카오키여우 오픈 동물원(Khao Kheow Open Zoo)

 마지막 날의 비행 출발시간이 밤 늦은 시간인 관계로 이날의 스케쥴 역시 숙소에서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는 건 조금 아쉬웠다. 그러다가 태호가 동물을 좋아하는 게 생각나서 이곳의 유명한 동물원인 카오키여우 오픈 동물원을 들르기로 했다. 카오키여우 동물원을 가는 방법은 Grab 을 이용해서 가는 게 가장 간편하지만 괘나 장거리를 이동해야되기 때문에 카시트도 없이 태호와 이동하는 건 조금 걱정이 됐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동수동 + 당일 일정을 수행해주실 수 있는 기사분 까지 포함해서 예약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링크 : TTD로 방콕과 파타야 간 개인 차량 렌트(운전기사 포함) - 클룩 Klook 한국  당일 이동 코스는 숙소, 카오키여우 오픈 동물원, 아이콘 시암 그리고 공항 이렇게 결정했다. 중간에 아이콘 시암에 들르는 일정이 조금 무리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 마지막 날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결정했으니 굳이 일정을 바꾸지는 않았다. 참고로 위 링크는 파타야 내에서 투어를 진행한 뒤 방콕으로 이동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나 처럼 아이콘 시암을 추가로 하게 되면 일부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참고하자.
 숙소에서 마지막 짐을 쳉겨서 나오니 약속한 시간에 차가 도착했다. 공항에서 타고왔던 차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차로 배정되서 다행이다 싶었다. 아무리 휴가지만 나름 며칠동안 타지생활을 한 지라 장시간 이동하는 게 조금 부담됐는데 말이다. 하루 종일 우리의 가이드를 맡아주신 기사님도 있어서, 중간에 편하게 편의점도 들릴 수 있었다. 혹시라도 우리랑 같은 코스로 움직이는 분이 있다면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얼마지나지 않아 편의점이 있으니 필요한 물품은 구매하도록 하자. 동물원에 도착하니, 기사분께서 입장하는 장소까지 안내해주시고 예약한 표를 처리하는 것 까지 도와주셨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친절하셔서 조금은 부담스러울 정도. 하지만 며칠 이곳에서 지내보니 이 정도의 친절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이곳 사람들의 특징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었다. 길을 물어도 목적지까지 같이 가주시는 분들을 괘나 자주 만났으니 말이다.

  참고로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걸어다니면서 투어할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걷기에는 날씨도 덥고 넓기도 널지만 괘나 경사가 있는 구간도 있어서 '이걸 그냥 걸어서 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출하는 가격에 비해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클 테니 고민하지 말고 카트는 그냥 대여하도록 하자.

 카트를 대여하자마자 바로 만나는 곳이 바로 이 사슴들이다. 이곳 동물원의 특징이기도 한데, 동물들을 정말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편이다. 우리안에 갇혀있는 동물들조차도 거의 코 앞까지 다가올 정도로 볼 수 있으니 어른들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장소이지 않을가 싶다. 물론 우리의 쫄보 태호는 너무 가까워서 무서웠지만 말이다.

 동물원을 다니다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공격적인 원숭이들을 만날 수 있다. 어느정도냐면 이렇게 카트에 두고간 물건을 가져가는 건 일상다반사고, 사람들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봉투에 들어있거나 가방에 들어있는 물건을 훔쳐가는 것도 서슴치 않는 녀석들이다. 왜 이렇게 방치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방심하면 내 손에 들고있는 물건도 쉽게 잃어버릴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자. 눈 앞에서 하마와 기린이 먹이를 먹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기린은 사람들이 서있는 자리 바로 아래에 먹이를 매달아 놓아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매번 사진이나 그림으로만 보던 기린을 눈앞에서 봐서인지 태호도 기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 깊었던 동물은 기린이 아닌 코뿔소였다. 내가 살면서 코뿔소를 본 기억이 있나 되짚어볼만큼 그 크기와 박력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태호앞에서는 별 거 아닌 듯 행동했지만, 여차하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저정도의 위압감을 느끼는 존재가 있다보니 조금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렇게 만나기 힘든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건 너무 좋긴 하지만, 이곳 동물원은 너무 가까이 관찰할 수 있게 한 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코뿔소 코를 잡고 사진도 찍을 수 있을 듯 싶다.

 홍학이야 남미를 여행하면서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아이들이 도망가지도 않고 제자리에서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기린이나 코뿔소만큼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는지 태호도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조금은 가까이서 한참이나 따라다녔다. 이날 조금 여유로운 일정이었으면 조금 더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 장소가 이정도로 넒을 줄 모르고 조금은 짧은 일정으로 생각해두는 바람에 태호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중간에 펭귄이나 몇 가지 동물들이 더 있었지만, 남은 시간과 태호에게 꼭 보여줘야 하는 녀석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태호가 좋아하는 짹짹이(새)를 빼먹을 수는 없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새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투어하기로 했다. 물론 태호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종류의 새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부리가 2개 있는 녀석들이라거나 색이 너무 특이해서 '저게 정말 새는 맞나?' 라고 생각될 정도의 새들이 많았던 터라 태호의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무서워한 거 같기도 했다.

 마지막은 이곳에 온 목적이기도 했고, 거의 코스 끝자라에 있었던 동물인 코끼리. 항상 자기전에 태호의 머리맡을 지키고 있는 녀석이라 태호는 '뿌~' 라고 부르며 좋아한다. 이날도 '뿌~ 보러 가야지.' 라고 얘기하면 눈을 반짝이며 기대했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코끼리만큼은 보여줘야겠다라고 결심했었다. 조금서둘렀더니 다행히 코끼리를 만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은 남았었다. 아쉬운 건 일정 시간에는 코끼리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하는 거 같았는데, 그 시간을 맞출 정도로 여유가 있었던 건 아니라서 조금은 먼 발치에서 '뿌~'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정도.

 이 정도 거리에서 바라보면서도 '뿌~' 를 외치는 태호를 보고 있자니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오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눈 앞에서 본인이 매일 머리맡에 두고 자는 동물이 어떤 녀석인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꼭 제대로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여담이지만, 이날 코스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잃어버렸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분명히 주어진 방향표시대로 이동했는데 어느 순간 동물원의 바깥을 달리는 기분이 든 느낌이었다. 거의 10여분을 버기를 타고 공도를 달렸던 거 같다. 중간 중간에 어떤 동물들에 대한 표식이 있었던 걸로 봐서는 완전한 공도라고 생각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어쨌든 사람을 못만난지 10여분 만에 드디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그리 외롭지는 않았다.

 사용 장소 : 차량 배차 + 카이코여우 오픈 동물원 입장권
 사용 비용 : 142,400원 + 22,095원

 

아이콘 시암(Icon Siam), 쑥시암

 혹시라도 일정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마지막날에 아이콘시암을 들르는 것은 지양했으면 한다. 혹시라도 아이콘 시암을 가고 싶다면 가능하면 방콕에 있을 때 가는 게 효율적이니 참고하자. 이날 생각하지 못했던 건 바로 방콕의 교통상황이었다. 방콕 시내의 교통상황은 퇴근길의 올림픽대로나 강변 북로를 떠올리면 얼추 비슷하지 않을가 싶다. 거기에 조금 무법지대가 추가되고 중간 중간 양념처럼 오토바이들이 지나가는 느낌.

 만약 이날 기사분이 운전해주는 게 아니었다면 비행기를 놓쳤거나 아이콘 시암을 포기했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았을 가 싶다. 다행히 그런일을 벌어지지 않았으며, 아이콘 시암에서 먹고 싶었던 녀석들을 (몹시 빠르게) 다 먹을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 날 타이트한 일정 와중에도 굳이 아이콘 시암에 들린 이유는 바로 이곳 '쑥시암'을 가보고 싶어서 이다. 현지인들에게는 그냥 쇼핑몰 내의 푸드코트같은 느낌이겠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 만큼 다채롭게 많은 것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은 없으니 말이다. 물론, 시간이 많았으면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여러 볼거리를 즐겼겠지만 딱 한시간의 여유만 있었던 관계로 반드시 먹거나 보고싶은 게 무엇인지 선택해야만 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선택한 녀석이 바로 족발튀김과 망고라이스. 

 굳이 이걸 먹어보겠다고 여길 왔나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이런 분위기 속에서 먹는 음식은 또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맛있었다. 마치 영화처럼 침샘이 자극되고 다시 못 느낄 감동이 밀려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 끼 식사를 기분 좋게 느껴줄 만큼의 만족도는 주었다. 

 가장 신기했던 건 한국에서도 만나기 힘들었던 지인들을 바로 이곤 방콕에서 만나 한끼 시작를 한 것. 타지에서 만나는 지인 만큼 반가운 사람이 있을가 싶다. 한 동안 만나지 못해 겹치는 주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 남짓하는 시간동안 정말 쉬지 않고 얘기했다. 이 분들을 만나려고 아이콘시암에 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느낌이었다.

 

집으로...

 마지막까지 수고해주신 기사님을 뒤로하고, 드디어 집으로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호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매번 그렇지만 무리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좀 더 쉬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서 여행하는 내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고,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태호가 커갈수록 점점 더 이런 시간을 만들어내는게 힘들어질거란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태호가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 많은 여행을 다녀보려고 노력한다. 태호가 조금은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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