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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14week ('22.12.05 - 12.11) 100일 본문

아빠의 육아일기

[육아일기] 14week ('22.12.05 - 12.11) 100일

추락천사 2023. 7. 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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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일이란 건 수 많은 날 중의 하나일 뿐이었던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기념일이라면 그 특별함은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내가 아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이의 첫번째 기념일. 몹시도 특별한 날이 다가왔다. 태호의 첫번째 기념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처갓집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우리 부모님도 함께 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가 있어 그 마음만 가득 받기로 했다.

 
 돌 상 차림을 차리려고 보니 워낙 많은 업체들이 있어서 고르는 게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사실 100일상을 집에서 차린다는 게 잘 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차려놓고 보니 꽤나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인 톤만 맞출 수 있으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싶었다. 그 중에 그래도 신경써야 하는 게 있다면 백일 떡 정도. 그것만 좀 신경써서 주문하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우리가 주문한 곳은 용인에 위치한 '라이스 이야기'. 정성스럽운 포장만으로도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 한명을 오롯한 성인으로 키운다는 게 이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이 들어가는 일인줄은 미쳐 알지 못했다. 사실 그 만큼의 사랑을 받고 컸음에도 그 크기가 얼마나 컸던 줄은 지금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사진속의 아내와 내가 행복하게 웃고 잇는 모습에서 그 크기를 짐작할 뿐이다.

 
 백일 사진을 너무 오랫동안 찍었더니 슬슬 아이에게서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에 쉴 틈을 주기 위해서 원형 쿠션에 잠시 놀려두었다. 물론, 아이는 누워있을 지라도 부몬의 손은 쉬는 법이 없다. 한 장이라도 더 많은 사진을 남기고 더 많은 추억을 쌓아둬야 한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처럼 시간이 흘러내린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쉬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다시 백일 상으로 돌아와 촬영을 계속했다. 아직 태어난지 100일밖에 안된 아이가 힘들까 계속해서 컨디션을 살폈는데, 다행히 피곤함 보다는 가족들과 놀 수 있는 즐거움이 더 컸던 거 같다. 촬영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아이의 표정이 뚱 한 거 같은 건... 기분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볼 살이 한 껏 올라와서 이니 오해없었으면 한다. 정말이다.

 
 그렇게 나름 (나보다는 아내가) 열심히 준비한 100일 기념일이 마무리 되었다. 모두의 사랑이 태호에게 전해졌을 거라 믿는다. 가끔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태호가 어떤 아이로 컸으면 좋겠느냐고. 그럴때마다 나는 '사랑받고 자란 게 보이는 아이' 로 자랐으면 한다고 대답한다. 사랑을 받고, 그걸 알고 기억하며, 결국은 그에 감사할 줄 아이. 그런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게 내 유일한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건 바로 사랑하는 것. 감사하게도 아내와 나 외에 모든 가족들이 태호에게 예쁜 사랑을 나눠준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하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세상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나와 아내는 여전히 어제의 기념일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햇볕이 좋기도 해서 가볍게 사진을 몇 장 더 찍어보기로 했다. 

 어제의 피로가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꽤나 컨티션이 좋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달려볼까? 라고 생각했는데... 마찬가지로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가벼운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볕은 따뜻했고 우리 가족의 기분도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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