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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이야기] 치믈리에일(CHIMMELIALE) - 5% 본문

맥주 이야기/한국

[맥주이야기] 치믈리에일(CHIMMELIALE) - 5%

추락천사 2019. 5.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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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말즈음, 주말 저녁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치킨집에서 꽤나 낯선 '치믈리에일'이라는 맥주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치킨집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정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이미 시판되고 있는 맥주이고 치맥인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게 아닌가. 하지만 너무 장난스러운 이름 때문에 한 시즌 이벤트로 끝나고 말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 뒤로는 잊고 지내왔다.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대형마트에도 한 켠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저 Season 맥주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 아무리 봐도 장난스러운데 말이지. "

 탄생 자체는 꽤나 전략적으로 보인다. 라거 맥주가 주름잡고 있는 치킨의 단짝자리를 Pale ale 류의 맥주로 빼앗아 보겠다는 조금은 발칙한 생각.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그저그런 브랜드를 하나 성공시키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획으로 보인다. 그런면에서 보면 치믈리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배민과의 콜라보가 그리 나쁜 생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킨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 119명이 보여서 그와 가장 잘 어울릴것만 같은 맥주를 만든다는 상상. 맥주 자체만의 인상이 너무 강해 치킨과 Ale 류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편견을 깨부수기에 이 만한 마케팅 방법이 또 있을 가 싶었다. 맥주 자체의 맛을 떠나서 이런 시도가 계속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맥주를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긴다.

 

원산지 : 한국

스타일 : Pale ale

시음 : 잔에 따르자마자 색 보다도 향이 먼저 다가올만큼 후각을 자극하는데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Ale류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시트러스 / 감귤의 향이다. 색은 밝은 황금색. 다른 Ale 류에서 느껴지는 탁함이 덜 보이는 건 일반 라거에서 보여주는 시각적인 청량감에 최대한 다가가기 위한 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맛 또한 크게 복잡한 수준은 아니다. 어차피 자신의 Identity를 치킨과 함께하는 맥주로 정의한 이상 자신을 너무 돋보이게 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경험을 주되 안주을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개성을 부여하면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 너무 늦은 저녁의 시음이라 안주를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치킨과 함께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탄산이 너무 강하지 않아 목넘김에 무리는 없는 편이었고 당연하겠지만 한 목은 넘기고 나서 입과 목 주변에 남는 잔맛과 향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이 또한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치킨보다 맥주를 우선시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거슬리지 않는 맥주의 역할에 충실했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어떤 경험을 주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맥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느껴질 정도였다. 맥주는 안주와 함께 했을 때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 일반적인 IPA나 수제 맥주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맥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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