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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한국

[맥주이야기] Slow IPA (슬로우 아이피에이) - 4.6%

추락천사 2018. 10. 1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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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홈플러스에서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도록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맥주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맥주부터, 평소에는 만나기 힘들었던 맥주들까지 꽤나 다양하게 진열되었는데 그 중에서 저 끝에 홀로 수줍은 양 숨어있는 맥주를 발견했다. 바로 우리나라 마이크로브루어리에서는 성공한 축에 속하는 핸드앤몰트 브루어리에서 만든 Slow IPA (슬로우 IPA). 2014년부터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든 이곳은 최근에 AB인베브에 인수되면서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아마도 글로벌화 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것으로 보이는데, 가능하다면 수제맥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개성있는 맛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이 브루어리의 특이한 점으로 '홉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수제맥주 제조사들이 운반의 어려움과 제조의 편리성을 위해서 필렛으로 만들어진 홉을 이용하는 것에 비교해보면 꽤나 많은 부분을 고려하며 양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뭐,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이번에 구매한 Slow IPA (슬로우 아이피에이)에는 미국산 홉을 사용한다고 적혀있는 것 정도랄까. 아직 홉에 대한 제조가 연구단계인건지 혹은 사용하고 있는 홉의 종류가 많지 않아 IPA를 제조함에 있어서만 예외를 둔건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 


 원산지 : 한국

 스타일 : India Pale Ale

 시음 : 홉을 강조하려고 했다는 게 향에서부터 느껴질만큼 시트러스향이 풍성하게 퍼진다. 색은 밝은 갈색 혹은 앰버색으로 보이며, 거품의 풍성함과 유지력이 상당하다. 향이 너무 강해서 조금더 즐기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한 목음 넘기고 나면 향에서 느껴지는 기분이 그대로 맛으로 전해지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다. 달지 않으면서도 과일의 맛이 느껴져 몸 안에 상큼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일반 IPA 만큼의 바디감과 알콜이 분명히 느껴짐에도 그게 자극적이거나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아마도 홉에서 오는 이 상큼함 때문이지 않을가 싶다. 물론, 너무 시트러스함을 강조한 나머지 술이 아닌 음료로 다가오게 할 만큼의 우를 범하고 있지도 않았다. 즉, 밸런스가 잘 잡혀진 맥주.


 오래간만에 다 마시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생각날법한 맥주를 만났다. 아직 시중에 구하기 쉬운 맥주도 다 마셔보지 못한 상태긴 하지만 적어도 이 맥주 만큼은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 마시지 않을가 싶다. IPA 중에서는 그 맛을 따라해서 만들어보고 싶어지는 맥주가 하나 생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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