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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여행/일본_훗카이도_2017 (37)
여행...즐거움
눈으로 유명한 훗카이도에서도 비에이는 그 아름다운 절경 덕분에 '겨울이 만들어낸 절경'으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덕분에 여행을 오기 전에 그 절경이 만들어내는 감동에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제 하루종일 겪었던 눈보라 때문인지 '오늘 그냥 돌아갈까?'란 생각을 잠깐 했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눈이 무섭기도 했었고, 이렇게 여행하다가 산에서 조난당할수도 있겠단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내가 너무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는지 아내 역시도 눈이 너무 많이 오면 삿포로로 돌아가자고 애길 해줬다. '일단 날씨 좀 보고 결정하자.' 라고 했지만 어차피 눈이 내릴거면 출발하기 전에 내렸으면 하는 맘도 있었다. 산 속에서 갑자기 내리는 눈에는 정말 답이 없으니 말이다. 어제 있었던 눈폭풍의 흔적은 저렇게 쌓인 눈으..
비에이에 도착하자마자 쏟아지는 엄청난 눈에, 오늘 하루의 일정을 취소해야되나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일정에 하루를 다 버리는 게 아까워서 일단은 비에이의 풍경을 감상하기위해 출발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선택이 그렇게까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터라 살짝 들떠있기까지 했다. 이런 눈과 함께 바라볼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기대감.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이성적인 선택을 했었어야 했다.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기 10여분이 지나자 이제는 거의 눈 앞을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중간부터 눈이 좀 잦아들어서 안심했던 게 막상 산길로 접어들자 더 심해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돌이키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그렇게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사이 결국 일이 터졌다. 방..
정말 내가 있는 곳이 땅인지 하늘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내리는 눈을 뚫고 비에이까지 30여분 정도 운전을 하고있자니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아무리 운전을 오랫동안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여기 날씨는 좀 과하다. 운전을 하기에는... 오늘 점심을 먹기 위해 달려온 준페이에 다다라서는 거의 하늘에서 비오듯 눈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 그냥 아무대나 들어갈까 고민할 때즘 나타난 준페이.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기쁨 보다는 '이제 살았다.'라는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냥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입구에서 찍어본 사진. 그날의 날씨가 조금은 느껴지길 바라며... 준페이에 들어가기 전 둘러본 주변 차들의 상태. 옆에 완전히 묻혀버린 자동차를 보자니, 나중에 ..
일본에 도착한지 3일째 되는 날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숙소 커튼을 열어봤는데, 여전히 훗카이도의 겨울이 어떤 눈을 내리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내리는 눈 때문에 이동하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눈으로 만들어진 하얀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냥 쳐다보게 된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게 되는 새하얀 세상. 어제 밤새도록 내린 눈을 생각하면 이 정도 쌓인 것만해도 참 잘 치웠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걸을 때마다 미끄러질 것 같은 불안함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오늘은 목적지는 훗카이도에서 가고 싶은 여행지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비에이다. 비에이에서는 가야할 곳들이 모두들 가깝지만 가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있기에 대부분 근처 도시인 아사히카와에서 렌트를 한다. 눈도 내리고 운전 방향도 반대라서 살짝 걱정이 됐지만..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에 거의 2시간 넘게 기다리고나니 삿포로역에 도착했을 즈음엔 거의 녹초가 되어있었다. 원래 계획으론 오늘 저녁에도 뭔가 진수성찬(?)을 먹을 계획이었으나 더 이상 이동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삿포로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 중 맛있는 메뉴가 없나 고민했다. 동선은 짧아야 하지만 절대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을 것. 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통과한 메뉴는 바로 라멘. 뭐, 일본 라멘이야 믿고 선택하는 메뉴기 때문에 선택함에 망설임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뭔가 기억에 남는 라멘가게를 가고 싶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라멘공화국'. 삿포로 역 근처에 있는 ESTA 건물에 있다고해서 큰 걱정없이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ESTA 입구를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여기를 가도 아..
아침부터 온통 눈으로 둘러쌓인 도시를 걸어다니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늘 걸 보면서 '슬슬 돌아갈 때가 됐구나.' 정도만 생각할 뿐이다. 보통은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서 이쯤 되면 기차역으로 향했겠지만 오타루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렇게 해질 무력부터 시작되기에 기차역이 아닌 운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모두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한 건지 운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뭐 동네 자체가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위치에서 5분만 걸어도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운하에 도착할 수 있다. 갑자기 또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서인지 운하의 고즉넉함이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운하 옆에 늘어선 카페들 역시 너무 화려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