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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Day 24 - 모레노(Moreno) 투어, 처음보는 지구의 풍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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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Day 24 - 모레노(Moreno) 투어, 처음보는 지구의 풍경

추락천사 2017. 11. 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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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다난했던 엘 칼라파테까지의 여정을 뒤로하고 잠이든 아침. 부랴부랴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를 예약하려고 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원래 계획했던 일정과 어긋나 버렸다. 참고로 이곳 엘 칼라파테에서는 3가지 정도의 대표적인 투어가 있다.

1. 엘 찰텐 투어 :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인기있는 트레킹 코스. 피츠로이 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루트가 있음. 당일 치기가 가능.
2. 모레노 투어 : 빙하 트래킹 투어와 주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투어가 있음. 겨울에는 빙하 트래킹 코스가 제한되니 참고.
3. 빙하 투어 :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서 강을 따라 중간 중간 빙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음.

 첫 날 아침 계획했던 투어는 바로 엘 찬텐 투어. 하지만 아침 일찍 출발해야 참여가 가능했을 텐데 전날의 피로가 아직 남아있었던지 늦잠을 자고 말았다. 그래서 고심 끝에 모레노 투어를 먼저 해보는 걸로 결정. 투어를 하는 날은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느긋하게 배를 꽉 체웠다. 워낙 빵을 좋아하는 지라 이렇게 다양한 빵들이 가득한 조식이 나오는 날이면 언제나 행복하다. 

 오래간만에 즐기는 호텔식(?) 조식.



 모레노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둬야 하는데, 사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어디서 예약을 해야할지도 결정을 못했던지라 일단은 동네를 걸으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약간은 음침할 정도로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그 사이로 마치 계획된 도시마냥 길들이 곧게 뻗어있다. 추운날씨와 이런 풍경이 겹치니 황량한 걸 떠나서 을씨년스러울 정도였다.



 다행히 이 거리의 끝에 있는 한인민박 '린다비스타'에서 다양한 투어 예약을 대행해주는 덕분에 거의 막차로 투어에 참여할 수가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한인민박을 보는 건 처음이라 어떨까 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묵어도 좋다고 생각될 만큼 친절한 분들이었다. 특히나 투어처럼 다양한 옵션이 있는 예약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한국분들의 도움을 받는 것 만큼 힘이 되는 방법이 있을 가 싶었다.


[린다비스타 위치, Padre Alberto M. de Agostini 71, 9405 El Calafate, Santa Cruz, 아르헨티나]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한 투어라 그런지 시작부터 괜히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다가 이해하기 쉬운 영어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가이드 덕분에 남미에서 했던 어떤 투어보다도 눈과 귀가 즐거웠다.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그대로 감사!



 중간에 잠시 멈춰서 바라본 호수의 모습. 엘 칼라파테에서 한 시간여를 달리면 나오는 호수인데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지만 여행의 에피타이저로는 충분히 눈을 즐겁게 해줬다. 오늘 어떤 여행이 펼쳐질지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오늘 우리를 이끌어준 승합차



 중간에 잠시 호흡을 다듬고 다시 출발한 승합차. 그렇게 조금 더 달리다보면 모레노 투어의 시작점인 식당에 도착한다. 만약에 남미의 겨울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자유투어를 하는 게 아니라 모레노 빙하위를 걷는 트래킹을 할 수 있을텐데 겨울에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트래킹이 금지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트래킹을 원하는 분들은 겨울 보다는 다른 계절을 생각해보는 게 좋다.



 중앙 전망대에 올라가서 바라본 모레노 빙하. 남미를 다니면서 딱 두번 '세상에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한번이 우유니 호수였다면 두 번째가 바로 이곳 모레노 빙하였다. 내가 지금 뭘 보고있는거지? 라고 생각될 만큼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분명 여름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에도 들어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인데, 이렇게 바라보니 압도될 만큼 어마어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냥 멈춰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인데 이렇게 계속 보게된다. 그러면서 내가 아직 못 본 풍경이 얼마나 많을지에 대한 생각과 그 중에서 얼마나 내가 볼 수 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여행을 다닐수록 더 다니고 싶어질 뿐이 거 같다. 눈에 담을 수 있음을 감사하자.



 빙하를 주위로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가벼운 산보 정도의 코스지만 한 바퀴 다 돌고다면 쉬엄쉬엄 걷는 사람에게는 2~3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만만히 봤다간 중간에 지쳐버릴 수 있다. 미리 입구에서 어느정도 걸리는지 알아보고 자기에게 맞는 코스로 돌도록 하자.



 조금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빙하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끝머리에 있는 녀석들은 이제 곧 뒤에서 밀려오는 얼음들 때문에 호수로 빠져버릴 운명에 있지만 그 모습 만큼은 가장 아름답고 힘차보였다. 다시한번 저 위를 걸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찍는 곳 마다 그리고 바라보는 곳 마다 다른 색, 모습을 보여주는 빙하 덕분에 몇 시간을 걸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외곽의 코스를 돌다보면 이렇게 주위의 산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접시처럼 산 사이에 끼여서 얇게 펼쳐진 얼음들을 보자니 가까이서 볼때와는 또다른 모습이 보인다. 거기에 안개를 자욱히 쓰고있는 산의 모습은 그 풍경의 깊이를 더해준다.



 추운 겨울에 강바람을 맞아가며 얼음 구경을 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차갑게 식어버려서 나중에는 따듯한 핫초코가 생각나게 되있다. 그 마음을 아는지 이곳 카페에서는 달달한 핫초코를 '조금은 비싼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달달한 핫초코가 필요한 시간이니 투어가 끝나면 그 정도의 여유를 갖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모레노 빙하를 보면서 달달한 핫초코 한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날씨와 지형이 도와주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모습들은 반드시 그곳에 가야만 느낄 수 있기에 이렇게 여행하면서 보게되는 '특이한' 풍경들은 눈에도 머리에도 그리고 마음에도 오랫동안 남아있게 된다. 앞으로 남은 여행 일주일동안 이렇게 기억에 남는 모습을 얼마나 눈에 더 담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To be continued


[지출내역]

1. 투어비용 : 460USD (모레노 550페소/1인 + 엘 찰튼 750페소/1인 + 유람선 2000페소/1인)
2. 핫초코 : 55페소
3. 공원입장료 : 330페소/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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