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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4 - 삿포로 추운 겨울 따뜻한 음식, 스키야키 젠(Ze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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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4 - 삿포로 추운 겨울 따뜻한 음식, 스키야키 젠(Zen)

추락천사 2018. 9. 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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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때문에 그냥 돌아오려고 했던 비에이에서의 1박 2일. 기대치 않았던 행운때문인지 아니면 그 절경이 주는 감동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돌아오는 길에서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는 않았다. 하얗게 쌓인 눈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었고, 일본에 와서는 조금은 지겹도록 봐온 눈 밭인데도 하나하나의 풍경이 머리속에 각인되어버렸다.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하고 다시 비에이의 출발점이었던 아사히카와 역으로 향했다.



 아사히카와역은 출발했던 날씨 그대로 여전히 엄청난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지난번 경험도 있어서 혹시나 열차가 출발하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 시간에 출발한다고 한다. 만약 출발 못한다면 다음 일정이 꽤나 빡빡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큰 고민 하나를 덜었다. 

 도착하자마자 스키야키를 먹으러 갈 예정이기 때문에 점심겸 저녁은 간단한 삼각김밥을 먹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삼각김밥의 천국인 일본에서 처음으로 먹어보는 터라 살짝 기대가 되기도 했다. 역시나 정체모를 녀석들이 - 그것도 일본으로... - 너무 많이 있어서 뭘 먹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 열차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집어 들고 나왔다. 생각보다 전체적인 간은 좀 약한 편이었는데, 내용은 꽤나 알찼다. 나중에 혹시라도 혼자 일본여행을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삼각김밥으로만 하루를 보내볼까하는 별 시덥지 않은 생각도 하면서 열차에 올랐다.



 이제는 조금은 익숙해진 오사카역. 처음 왔을 땐 수 많은 일본역중에 하나였으나 이제는 왠지 집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고작 4일 있었는데... 분명 떠날때는 이곳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겠지. 그렇게 여행지에 익숙해져가는 느낌을 받게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냐에 따라 그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진다고 생각하는지라, '이제야 내가 일본 여행을 마음껏 즐기는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벌써 반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반이나 남았으니까, 좀 더 온전히 이 여행을 즐겨보자.



 오사카의 거리는 여전했다. 다행이 비에이만큼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눈을 밟고 다니는 바람에 빙판길이 여기저기 만들어져버렸다. 밤거리를 눈에 담고 싶었지만 일단은 급하게 카메라에만 담아두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삿포로 역에서 내려서 35번 출구로 나오면 몇 분 걷지 않아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방향만 잘 잡으면 되니 찾아가기 전에 지도를 잘 보고 가도록 하자. 



 일단, 이곳에 도착하면 어떤 메뉴를 골라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많이 먹지 못하는 편이니 그냥 고기를 시킬까? 아니면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시킬까? 만약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그냥 '무제한 메뉴'를 추천하고 싶다. 우리도 처음에 도착해서는 많이 먹지 못할 거 같아서 단품메뉴를 주문했는데 몇 점 먹고나니 2~3인분으로는 2명이서 충분히 먹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다행히 중간에 메뉴를 바꿀 수 있게 해주셔서 우리는 바로 무제한 메뉴로 변경했다.



 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정말 조촐한(?) 장비가 셋팅된다. 음식점에서 휴대용버너를 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인데, 꽤나 고급지게 만들어놓은 가게에서 이런 장비를 만나니 뭔가 낯설었다. 분명 옆에는 하이라이트가 있는데 왜 이걸 주는지... 어쨌든 셋팅 완료. 이제 고기만 기다리면 된다.



 고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돌러보니, 온통 위스키 뿐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꽤나 많은 모양이다. 거리를 걸어봐도 위스키 바가 확실히 눈에 많이 띄었다. 스트레이트로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하이볼을 더 많이 즐기는 듯 하다. 우리는 독주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시원한 맥주 두잔을 주문했다.



 기분 탓이겠지만 일반 병맥주나 캔맥주보다는 이렇게 Tab 으로 마시는 맥주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같은 공장에서 출하되고 유통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은 맥주인데 맛의 차이가 느껴지는 건 역시 모든 음식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가 생각도 든다.



 드디어 나온 음식. 사실 첫 주문한 2인분이 딱 저정도 였으니 양이 찰리가 없었다. 일단 먹고 생각해보자고 했는데, 역시나 먹고나니 추가 주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뉴 체인지가 가능하냐고 물어봤는데 흥쾌히 OK 해주는 게 아닌가. 감사한 마음으로 메뉴를 변경한 뒤 본격적인 먹방에 들어갔다. 무제한이라고 해서 일반 메뉴랑 다른 고기가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고기의 질도 좋고 육질도 부드러운 편이었다.


 


 어떤 식사를 하든지 밥이 빠지면 허전하단 생각이 들어서 오늘도 밥 추가. 특히나 일본의 고슬고슬한 밥이 내 취향이 잘 맞는 편이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루종일 제대로 먹은 끼니가 없어서 그런지 게눈 감추듯 음식을 섭취해버렸다. 거의 세 접시를 클리어하고 나서야 '아.. 배부르다' 란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조금 비싼감이 있지만 고기의 질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그 값을 충분히 해주는 가게를 만난 듯 하다. 하루의 마무리를 기분 좋게 하고 싶다면 이곳 '젠'에서 한끼 먹어보는 건 어떨가 싶다.



 물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맥주 한잔을 하기 위해(절대 배고파서가 아니다!) 야식을 샀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저녁 한 끼였다. 

 벌써 4일째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사카가 익숙해져가는 만큼 한국으로 돌아갈 날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즐겁고 행복하지만 그만큼 아쉽고 서운하다. 하루가 저물어 간다.


[지출내역]
 1. 삼각김밥 : 280엔
 2. 스키야키 젠 : 13760엔
 3. 야식 : 810엔
 4. 렌터카 주유 : 1547엔
 5. 렌터카 추가금 : 3348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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