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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이야기] 그롤쉬 바이젠(Grolsh Weizen) - 5.1% 본문

맥주 이야기/네덜란드

[맥주이야기] 그롤쉬 바이젠(Grolsh Weizen) - 5.1%

추락천사 2018. 11. 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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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가장 행복한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편의점에서 새로운 맥주를 만날때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원하는 것을 바로 지척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는 행복. 소확행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그래도 카스와 라거, 혹은 하이네켄, 호가든 일색이었던 편의점 냉장고에 이름모를 맥주들이 하나씩 늘어가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다.

 처음 이 맥주를 본 순간 이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부터 고민하게 되면서 눈길이 간다. 그 다음에는 '네덜란드'에서 만든 바이젠이라는 데에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맥주를 제조하는 브루어리의 제품군 중 이미 한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아논 '그롤쉬 프리미어 라거'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난 한번도 본 적 없지만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맥주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인지 당시에는 꽤나 인기가 있었던 듯 싶다.

 역사적으로 독일의 침략을 받기도 했으며, 축구에서는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는 독일의 맥주를 네덜란드에서 만들다니 처음에는 조금 의야하기도 했다. 마치 우리가 일본식 사케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그러고 보니 국산 사케를 청주라고 생각해보면, 이제는 꽤나 많이 만들고 있지 않는가 싶긴 하다) 그래서, 더욱 그 맛이 궁금해졌다. 독일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을지 아니면 자신만의 레시피로 뭔가 새로움을 추구했을지 말이다.


 원산지 : 네덜란드

 스타일 : Weissbier - Hefeweizen

 시음 : 잔에 따르면 탁한 오렌지색이 눈에 들어온다. 약간의 카라멜색을 띄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오렌지색으로 바뀌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향은 진하게 퍼지기 보다는 맥주 안에 잘 갈무리되어있다. 약한 풀향이 나오기 시작하다가 이내 바이젠 맥주 특유의 정향과 바나나향이 올라온다. 첫 맛은 특유의 바나나 맛이 나는가 싶더니 가벼운 바디감 탓인지 맹한 물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씁쓸한 끝맛은 정향의 영향 외에는 홉의 특성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몰트의 단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바이젠이 무거운 바디감을 주려고 하는 맥주는 아니지만 조금은 과하게(?) 바디감이 없다.


 혹시나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 만든 바이젠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초여름 혹은 초가을 편의점 밖에 앉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스러운 녀석처럼 느껴졌다. 가벼운 맥주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그냥 시원한 라거를 한 병 들이키며 상쾌함을 느껴보는 게 더 좋지 않을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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