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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degrees - 조용히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때

추락천사 2019. 6. 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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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좋은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하지만 아쉬운건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좋은 커피를 어디서 만나야 할 지

알지 못한다는 것 정도

 

 

이곳에 이사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어디로 향할지 몰라도

이 거리 어딘가에

내가 원하는 곳이 있을 거라는

작은 믿음이다

 

 

보정도 카페거리 초입에 위치한

작은 안내판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법한

'핸드드립'이란 네 글자

휴대폰에 검색해보니

평이 그리 나쁘지 않다

적어도 평타 이상은 하리란 생각에

오늘의 행선지를 결정했다.

 

 

그러고보니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몇 번이나 마주쳤을 듯 한 가게인데

한 번도 카페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도, 주변을 감싸고 있는

조경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간다.

 

 

밖의 공간보다는 안의 공간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 중에서도 핸드드립 도구들을

전시한 공간에서

이곳 주인이 꽤나 드립커피에

자신이 있는지 '살짝' 느껴졌다.

거기에 넓직한 공간과

카페 안까지 꾸며놓은 나무들

지저분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자연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센스까지.

최근 보정동의 카페를 다니면서

몇 번 실망해서인지

유난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주문을 하면서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 발생.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러 왔건만

주인이 출근하지 않아

일반 커피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휴일 오전 11시가 너무 이른시간이었나 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냥 나가려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더치커피' 와 '흑당라떼' 한 잔씩 주문했다.

그냥 가기는 아쉬웠고

드립커피의 맛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은

마음도 조금 남아있었기에...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운 수준.

더치커피는 예상했던 맛이었으나

흑당라떼가 예술이었다.

 

 

카라멜 라떼처럼 자극적인 단 맛이 아니라

흑당 특유의 고소함이

우유에 잘 녹아들어서

아내와 나 둘 다 만족스러워했다.

물론, 일반 라떼에 흑당 시럽을 넣는 것 외에

무슨 특별함이 있겠냐만은

커피 맛이라는 게

커피 자체의 맛과 분위기, 작게는 잔의 종류까지

가게의 주인이 신경쓰는 만큼

달라지는 법인 듯 하다.

같은 커피를 다른 맛으로 느끼게 하는 것도

이곳 가게가 가진 매력이 아닐가 싶다.

 

 

이러고보니

드립커피 한 잔이 괘나 아쉬워진다.

하지만 오늘의 커피 할당량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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