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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Day 05 - 와라즈의 마지막 그리고 온천투어(몬테레이)

추락천사 2017. 7. 3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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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의 첫 나라 페루. 그 중에서 공식적인 첫 도시였던 이곳 와라즈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이틀간의 강행군 탓이었는지 아침부터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날씨도 기분도 (몸상태를 제외하곤) 모두가 만족스러웠기에 오늘 하루만 더 무리해보기로 했다. 대신에 산을 타거나 도시를 걷거나 하기 보기다는 좀 더 쉴 수 있는 코스로 준비했다.

 일단, 언제나 그렇듯 이곳 와라즈의 날씨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만큼 좋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어제와 같이 오늘도 화창한 날씨]



 숙소를 걷다보면, 바로 아래에 와라즈의 작은 공원이 눈에 띈다. 나름 중앙공원인것 듯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 넓거나 웅장하지는 않지만 잠시 쉬었다 가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포근함이 있는 공원이었다. 날씨가 조금 선선했거나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곳에서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쉬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잠시 스쳐 지나가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공원]

[공원 전경]

[셀카!]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남미하면 고기, 그것도 매우 저렴하게 좋은 육질의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수 없이 듣고 온 터라 이곳에서의 음식은 거의 매끼 고기메뉴가 들어가있었다. 일단, 와라즈에서 나름 괜찮게 고기를 한다는 식당을 숙소 호스트에게 추천을 받았다.

 식당을 가는 길은 골목을 돌고 돌아서 가야 했는데... 그 골목마다 이런 아름다운 상점들이 가득했다. 이미 우리에겐 사라지거나 이제 사라지고 있는 모습들이어서 인지 괜시리 더 눈이 가고 예뻐 보였다. 아쉽고 또 아쉽다.



[아름다운 와라즈 골목]



#1. Trivio(트리비오) : Trivio Resto Bar

 이곳 Trivio는 와라즈의 중심상권에 있어서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특히나 중간에 작은 공터까지 끼고 있어서 눈에 쉽게 띄니 혹시라도 어딜갈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해주고 싶다.

 상권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아래처럼 큼지막한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상당히 음식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대로 들어가자마자 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괜히 안쪽으로 들어가서 헤매지 말자.



[Trivio 전경]

[Trivio 내부]



이곳에서는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우리가 주문한 건 파스타, 스테이크 두 종류였다. 아직 모르는 음식을 주문하기에는 남미 음식 레벨이 쪼렙이었기 때문에 어디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도전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렇게 입맛이 당기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괜히 이동하다가 배고파서 당떨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음식은 꼭! 쳉겨먹어야 한다.



[남미 스테이크]

[남미 파스타]



 건강 프로그램이나 의학 프로그램들을 TV에서 볼때면 종종 '한국 사람들의 나트륨 섭취량'을 걱정하곤 한다. 하지만 난 남미의 음식을 보면서 종종 '왜 남미가 아니고 우리지?'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맵고 짠걸 좋아하고, 단짠단짠이라면 끝도 없이 먹을 수 있는 나지만 남미의 음식은 정말... 짜다. 짠 음식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다 짜다. 막 짜고 계속 짜다.

 이 녀석도 예외없이 짰다. 덕분에 한동안 먹지 않았던 콜라를 매번 주문했고, 콜라보다 더 마시지 않던 '레스토랑 생수'도 종종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여행 막바지에는 적응하긴 했지만... 이런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내가 모르는건가?) 이곳 사람들이 대단해보였다. 아니면 우리나라 김치가 이것보다 훨씬 짠건가? 만약 그렇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충격.



 #2. 몬테레이(monterrey)

 점심을 두둑하게 먹고 났더니 그래도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 오늘의 유일한 일정인 몬테레이를 가볼 예정이다. 몬테레이는 와라즈에서 2~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온천인데, 이곳에서 투어를 하고 난 뒤 몸을 풀기에 온천만큼 좋은 곳이 없을 거 같아서 아침에 부랴부랴 아내와 검색해서 알아낸 곳이다. 사실 이곳 와라즈에 도착한 첫날 코이카에서 활동하시는 분과 얘기른 나누다가 알게 되었는데 투어 후유증으로 완전히 까먹고 있다가 급 생각나서 폭풍 검색을 통해 간신히 발견했다.

 몬테레이를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 그리고 또 하나는 콜렉티보를 타는 방법이다. 앞 서 얘기했듯이 아내와 나의 오늘 컨셉은 회복이자 힐링이다. 남미에 도착하자마자 혹사한 몸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하루이기 때문에 일단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와라즈에서 몬테레이까지는 택시로 8sol이면 충분하다.



[몬테레이 전경]



 몬테레이에 도착하면, 이런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왠지 닫은 것만 같다. 실제로 앞에 아무도 없어서 닫은 걸로 착각하고 돌아갈뻔했다. 하지만 치안이 좋지 않아서 인지 몰라도 입구를 자물쇠로 걸어두고 있었을 뿐 안에서는 영업을 하고 있으니 괜히 떨지말자.



[안으로 갑시다]

[안으로.. 안으로..]



 이렇게 안내 해주시는 분을 따라 성큼성큼 안으로 걷다보면 우리를 분명 온천으로 인도해주실거라고 믿었는데... 도착해보니...



[목욕탕. 목욕탕이 나타났다!]



 아니 웬 1인용 공중목욕탕을 내주셨다. 옷은 옆에 걸어놓으면 되고 1시간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까지 곁들이면서... 잠시 패닉에 빠졌지만 지금 저 아저씨를 놓치면 왠지 후회할 거 같아서 잠시 분들어두고 차분히 물어보았다.

우린 온천에 왔습니다.

온천은 어디에 있나요?

 다행히 영어를 하실 줄 아는 분이셔서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안내해주셨다. 다른곳이라고 해봤자 몇 미터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지만... 어쨌든, 혹시라도 처음에 이곳으로 인도받으신 분들은 반드시 온천으로 간다고 해야한다. 나중에 물어봤지만, 이곳과 온천을 동시에 이용할수는 없다고 하니 자칫하다간 온천에 못 들어가거나 둘 다 돈을 내야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온천을 처음만나게 되면 세 가지의 당황스러움을 만나게 될 듯 싶다. 먼저 물의 상태다. 유황때문인지 그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물 색깔이 아래 보이는 것 처럼 탁하다.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진흙물색이랄까? 어쨌든, 그 색깔은 황토빛이란 이름으로 치장해볼 수 있지만 그 위에 둥둥 떠다니는 녀석들 만큼은... 어떻게 설명이 안된다. 아주 더러워서 안에 들어가기 힘들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예민한 분들은 들어가기 꺼려할 수 있을 듯 싶다. 물론 벌레나 이런 녀석들이라기 보다는 주위의 나뭇잎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이것이 바로 몬테레이의 온천이다]



 온천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더 황당한 녀석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밑에 보이는 탈의실이다. 여자 탈의실은 그래도 뭔가 막혀있는 듯한 느낌이라도 들지만 남자 탈의실은 그냥 벽밖에 없다. 그래 이곳은 남미 아닌가. 여행전 내가 크게 불편하지 않고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면 불만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 정도 쯤이야.' 하고 넘기기로 결심했다. 의외로 이렇게 시설면에서는 예민하지 않은 성격이라서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걸로...



[이곳이 바로 탈의실]



 본격적으로 이곳에 몸을 담궈서 온천을 느껴봤다. 바로 이때 세번째 놀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바로 온천임에도 많이 뜨겁지 않은 수온때문이다. 사실 햇빛이 없다면 조금 서늘한 수준이다. 일본의 온천이나 우리나라의 따뜻한 온천을 생각하고 갔다면 조금 당황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아... 이곳은 온천 치고는 좀 차구나.' 하는 이미지를 머리속에 그리고 가자.

  온천욕을 즐기는동안 그냥 편안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온천보다도 이곳 주위 환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이기구하나 없고 음료하나 파는 곳 없지만 바로 옆에 작지만 아름다운 산들이 둘러싸고 있고, 거칠것 없는 태양빛이 비추고 있으니 모든 게 만족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제까지 온몸을 감싸고 있던 피로가 이제야 풀리는 느낌이었다.



[온천 전경]



   한 두시간정도 푹 쉬고나니 이제 떠나야할 시간임이 느껴졌다. 이상하게 온천이나 워터파크를 가면 아무리 쉬엄쉬엄 있어도 한시간 넘고나면 몸이 너무 풀어져서 피로해지기 시작한다. 그때가 바로 떠나야 될 시간. 참고로 이곳에서는 택시를 타기가 쉽지 않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오롯이 이 온천 하나 있기 때문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곳의 버스와 같은 콜렉티보를 타고 가야 한다. 다행인건 입구 근처에 집으로 갈 수 있는 콜렉티보들이 서 있다. 그걸 이용하도록 하자.



3. 카페 안디노(Cafe Andino) [Jirón Lucar y Torre 516, Huaraz, 페루]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가 뭐냐고 물으면 난 당연히 '팬케이크'라고 얘기한다. 그 촉감, 달콤한... 무엇하나 날 만족시키지 않는 게 없는 녀석이다. 그래서인지 남미에서 이 녀석을 발견했을 때 식당에서 김치를 발견한 것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오늘 하루의 마무리는 너다.

 이 녀석을 고른 이유는 간단했다. 숙소와 가깝고 발코니가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맛있는 팬케이크까지 있으니 이 정도면 나에게 최고의 레스토랑이다.




[Cafe Andino 풍경]



 오늘의 디저트는 커피와 레몬에이드 그리고 팬케이크. 모든 게 합쳐져 24sol.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따로 가져다줘서 마시고 싶은 만큼의 비율로 섞으라는 센스. 평소보다 더 진하게 마셔본다. 너무 오래간만에 마시는 진한 커피라 잠이 잘 올지 걱정이 될 만큼...



[커피와 레몬에이드]

[커피 한잔?]

[커피, 그리고 팬 케이크]



 도착하자마자 하루만에 도시를 돌고 다시 8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 이틀동안 계속 산해을 했더니만, 지금까지 우리가 뭘 한건지 그리고 앞으로 뭘 할건지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아내와 카페에서 정리와 계획을 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시간은 밤을 향해 가고 있었다. 여행하는 도중에 내일을 계획하는 건 사실 처음있는 일이다. 긴 여행을 계획하면서 생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새롭고 기쁘다.



[늦은 밤. 와라즈의 마지막 어둠]



 혹시나 궁금해 할 거 같아서 보여주는 페루의 야간 버스. 비행기보다는 훨씬 편하고 생각보다 짐 관리도 잘 되는 페루의 버스다. 왠만하면 야간 버스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래도 불편해서 못탈만큼은 아니니 괜히 겁먹지 말자. 원래 남미에서 버스는 한번 타면 8시간씩 가고 그런다더라.



[남미의 야간버스]

 하루가 가면서 또 하나의 도시에서 추억을 쌓고 간다. 드디어 남미다운 도시(?). 사막의 모래가 있는 와카치나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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