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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2 - 삿포로 라멘공화국, 맛있는 라멘 그리고 일본스러운 공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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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2 - 삿포로 라멘공화국, 맛있는 라멘 그리고 일본스러운 공간

추락천사 2018. 5. 1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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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에 거의 2시간 넘게 기다리고나니 삿포로역에 도착했을 즈음엔 거의 녹초가 되어있었다. 원래 계획으론 오늘 저녁에도 뭔가 진수성찬(?)을 먹을 계획이었으나 더 이상 이동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삿포로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 중 맛있는 메뉴가 없나 고민했다.

 동선은 짧아야 하지만 절대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을 것. 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통과한 메뉴는 바로 라멘. 뭐, 일본 라멘이야 믿고 선택하는 메뉴기 때문에 선택함에 망설임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뭔가 기억에 남는 라멘가게를 가고 싶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라멘공화국'. 삿포로 역 근처에 있는 ESTA 건물에 있다고해서 큰 걱정없이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ESTA 입구를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여기를 가도 아니고 저기를 가도 아니어서... 그냥 집에 돌아가려다가 발견한 입구. 그 건물의 10층을 찾아 조금만 구석으로 다가보면 어마어마한 색감의 벽이 눈에 들어온다.



아.. 어디로 가지?


 라멘이야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 고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라멘투성이(?)인 곳에 던져지니 쉽사리 한 가게로 발걸음을 정하기 쉽지 않았다. 아무리 가까운 일본이라지만 한 번 온 여행장소에 다시 올 일은 거의 없기에, 평생 이게 마지막 선택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 뭐 먹지?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 몇몇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지만 문을 연 대부분은 어느곳에 사람이 몰리지 않고 고루고루 펴져있어서 나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했다.



 그렇게하다 결국 선택한 입구 첫번째 가게. 사실 이곳의 손님이 다른 곳보다는 조금 더 많았던지라 그냥 들어갔다.



 일단 가게를 선택하고 나니, 이제 "뭐 먹지?" 순간이 왔다. 정말 이 어마어마한 그림들을 앞에 두고 있자니 뭐가 더 맛있는지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라멘은 '소금라멘과 매운차슈된장라멘' 이었다. 물론 맥주와 교자는 당연히 추가하였지만...



맥주 한 잔 합시다!


 아... 맥주와 함께 도착한 교자. 한 면을 바삭하게 익힌 교자를 맥주와 함께 먹는 다는 건 그날의 피로를 완전히 풀어버리겠다는 의식과 같다. 갑자기 교자가 너무 먹고 싶다. 



 아, 교자를 다 먹을 때 쯤 적당한 순간에 나온 라멘. 정말 어떤 맛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 소금라멘과 먹지 않아도 어떤 맛인지 알 거 같은 매운차슈 된장라멘. 라멘과 더불어 차슈도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에게 이런 비쥬얼은 반칙이다. 맛있을 거고 맛있을 거며, 맛있음에 틀림없다.

 


 정신 못차리고 먹기 전에 일단 가게의 주위를 둘러봤다. 뭔가 유명한 사람들의 사인과 상장(?)으로 가득찬 벽면. 앞으로 라멘을 먹는 20여분 동안에는 눈에 안 들어올 광경이기에 잠시 눈에 담아두고 다시 라멘에 집중!



 잠깐 타임슬립하고 정신차려보니 눈앞에 놓여있는 건 그저 빈 그릇일 뿐. 그 안에 라멘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듯 작은 흔적만을 남겨놓을 뿐이었다. 어디갔니.



 마치 라멘과 싸움이라도 하듯 허겁지겁 먹고 나니 이제 집에가서 자고 싶었다. 거기다가 맥주까지 한 잔 들이키고 나니까 거의 눈꺼풀이 한 짐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향해 나온 세상의 모습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오릴만큼 멋지고 아름다웠다. 조명으로 가득찬 거리, 눈내리는 하늘 그리고 크리스마스 속에 들어있는 것 같은 도시.



 물론, 30분 정도 돌아다니고 나니 이제 정말 몸의 모든 기운이 사라져버리고 완전 방전 상태에 돌입했다. 자야만 하는 상태. 그래서인지 어떻게 숙소에 돌아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만큼 이 날 하루를 충실히 보냈다는 생각도 들어서 괜히 뿌듯한 기분.

 이제야 일본에 도착한지 이틀이 지났다. 아름다운 도시를 시작으로 멋진 운하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듯 눈내리는 밤까지 선물받은 하루.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는 게 그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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