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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2 - 오타루 운하, 로맨틱한 밤 산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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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2 - 오타루 운하, 로맨틱한 밤 산책

추락천사 2018. 5. 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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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온통 눈으로 둘러쌓인 도시를 걸어다니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늘 걸 보면서 '슬슬 돌아갈 때가 됐구나.' 정도만 생각할 뿐이다. 보통은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서 이쯤 되면 기차역으로 향했겠지만 오타루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렇게 해질 무력부터 시작되기에 기차역이 아닌 운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모두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한 건지 운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뭐 동네 자체가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위치에서 5분만 걸어도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운하에 도착할 수 있다. 갑자기 또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서인지 운하의 고즉넉함이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운하 옆에 늘어선 카페들 역시 너무 화려하지 않게 혹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건물인 양 서 있는게 더 마음에 들었다. 



 건물들이 모두 오래된 겉모습을 보여주는 걸로 봐서는 왠지 예전에 있었던 공장들을 개조해서 사용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옛것이 아름답고 좋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는 이 건물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네온사인이나 간판들이 즐비하다면 별로이지 않을까?



 날씨가 더 어두워지면서 주위의 조명들이 그 아름다운을 더 뽑내기 시작했다. 눈 빛과 닮은 조명들 덕분에 눈 가득한 마을의 분위기에 더 취할 것만 같았다. 

 


 좀 더 여유럽게 운하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너무 늦었고,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해서 얼른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했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운하에서 올라와 윗 길을 걷다보니 주위에 쌓인 저 엄청난 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집에 갈 수는 있겠지란 낙관적인 생각만 하기로 했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눈과 바람이 함께하면서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풍경. 너무 을씨년스럽지 않은가?



 집에 가는 길에 발견한 맛집 골목. 사실 근처에 있던 튀김 우동 맛집을 가려고 했었는데 이미 가게 문을 닫고 퇴근을 해버려서 실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돌아봤는데 이런 셋트장같은 골목을 발견했다. 그냥 이곳에서 영화를 찍어도 될 거 같은 분위기에 저녁식사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제는 비처럼 내리기 시작한 눈이 슬슬 겁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집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거 같아서 다시 열심히 기차역쪽으로 향했다. 아...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맛있는 라멘 한끼 먹었으면 했는데... 아쉽다.



 아...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기차 운행이 중단되었다. 저 밑에 한글로 70분이라도 친절히 적혀있었지만 이 시간은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뿐이었다. 시간이 다 되면 다시 10분, 또 다시 30분. 과연 집에 갈 수 있을까?



우리 집에 갈 수 있을까?



 정말, 다행스럽게도 2시간여의 기다림끝에 기차가 출발한다는 공지가 나왔다. 근처 햄버거 가게에서 1시간 그리고 줄서서 1시간동안 기다린 끝에 드디어 기차에 탑승! 우리의 숙소가 있는 삿포로 역으로 향했다. 다행이다 ㅡㅜ...



 비록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오타루의 오르골 당과 초밥 그리고 운하까지 감상했던 하루. 그 끝이 조금 고생스러웠지만 온전한 일본의 겨울왕국을 그 만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삿포로에 놀러왔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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