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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3 - 훗카이도 북쪽나라, 비에이로 향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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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3 - 훗카이도 북쪽나라, 비에이로 향하다.

추락천사 2018. 5. 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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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도착한지 3일째 되는 날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숙소 커튼을 열어봤는데, 여전히 훗카이도의 겨울이 어떤 눈을 내리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내리는 눈 때문에 이동하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눈으로 만들어진 하얀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냥 쳐다보게 된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게 되는 새하얀 세상.



 어제 밤새도록 내린 눈을 생각하면 이 정도 쌓인 것만해도 참 잘 치웠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걸을 때마다 미끄러질 것 같은 불안함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오늘은 목적지는 훗카이도에서 가고 싶은 여행지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비에이다. 비에이에서는 가야할 곳들이 모두들 가깝지만 가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있기에 대부분 근처 도시인 아사히카와에서 렌트를 한다. 눈도 내리고 운전 방향도 반대라서 살짝 걱정이 됐지만 차 없이 비에이를 느끼기엔 너무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서 일단은 렌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인지 이 아름다운 눈이 조금 더 걱정거리로 다가왔다.

 참고로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에 가는 열차는 5080엔(1인)으로, 삿포로에서 왕복권을 끊을 수 있다. 당일 아침부터 움직여야 될 일정이라면 전날 미리 삿포로역에서 예매하는 걸 권하고 싶다. 출발하는 시간은 JR website (http://www2.jrhokkaido.co.jp/global/english/train/index.html#ip1)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출발하는 시간, 도착하는 시간 모두 꼼꼼히 체크하도록 하자. 



 혹시라도 JR 열차를 처음타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 팁을 주자면, JR 열차의 경우에는 열차의 종류에 따라서 줄서는(?) 위치가 달라진다. 특히 좌석을 예약하지 않은 경우에는 줄서는 위치를 잘못서게되면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지까지 서서가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의 푯말을 보고 본인이 타야할 열차의 표식이 있는지 꼭 확인하도록 하자.



 열차 내부는 우리나라 무궁화 열차 같은 느낌이었다. 막상 여행와서 이런 열차를 타다보니 불편하거나 오래됐다는 느낌 보다는 뭔가 옛스러운 기분에 빠져든다. 역시 여행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이렇게 열차 안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제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과연 이번에 돌아올때는 별 문제 없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이 날씨에 어떻게 운전을 해야하지 하는 걱정까지... 아, 모르겠다. 일단은 그냥 지금을 즐기자. 내리는 눈도 이쁘고, 그 눈이 만드는 풍경도 아름답고 나는 지금 열차 안에서 그걸 그저 감상할 뿐이니까.


 

 도착한 아사히카와는 예상한대로 하얀 세상이었다. 비록 3일째지만 슬슬 눈이 지겨워지는 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해본다. 정말 징글징글하게 눈이 내리는구나. 어느 도시든 예외는 없구나.  아내도 혹시나 걱정하지 않을까 바라보니...


아 몰랑. 난 좋아!


 역시, 여행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보희. 저 표정을 보고 있지나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조금은 하찮아 보였다. 그래, 어떤 일이든 벌어지고 나서 걱정해도 늦지 않겠지.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다. 나도 아 몰랑!



 아, 그런데 아사히카와에서 렌트카 업체로 가기위해 밖으로 나와보니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눈이 와도 이건 좀 너무했다. 분명 역 안에 있었는데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의 눈보라. 열차가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할 정도랄까? 근데, 눈이 이정도로 오니 현실감도 떨어지고 점점 더 예뻐보이기까지 한다. 이거, 정말 괜찮겠지?



 렌트를 하고, 구글맵은 켠 뒤 조심해서 운전을 시작했다. 역시 차선 따위는 절대 보이지 않았다. 가장 신기한건 이 눈보라 속에서도 마치 당연하단듯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던 차들. 이 정도 눈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수준인가 보다. 중간에 나도 용기를 내서 속도를 냈다가 사고날 뻔 하고는 다시 원래 속도로 천천히...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 벌어진 엄청난 사건(?)에 대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살면서 내가 이런 사고(?)를 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어쨌든, 지금까지는 별 사고 없이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준페이'를 향했다.


[지출 내역]

1. 아사히카와 행 기차표(5080엔 / 1인)
2. 렌터카(보험포함) : 5736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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