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즐거움

[일본/훗카이도] Day 02 - 오타루, 오르골당에서의 신비한 경험 본문

여행/일본_훗카이도_2017

[일본/훗카이도] Day 02 - 오타루, 오르골당에서의 신비한 경험

추락천사 2018. 4. 8. 19:38
반응형


 도착하자마자 너무 많은 눈이 내려서 - 심지어 중간에 기차가 멈추기까지 - 조금 당황했지만 다행히 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오타루 시내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일단 오타루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오르골당으로 가기 위해 구글 검색을 시작했다. 10여분 골목길과 눈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확 트인 거리가 나온다. 이 곳에서 갑자기 방향감각을 잃게 되겠지만 크게 당황하지 말자. 주변의 어느 건물을 들어가더라도 오타루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이니 말이다.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서 어디로 갈지 고민중>


 왠만한 동네를 가도 높은 건물이나 아파트가 보이는 한국과는 달리 이곳 오타루는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과거의 건물들이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너무 추워서 빨리 건물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왠지 카메라에 그 감성을 담고 싶어서 주위를 조금 더 걷기로 결정했다.


<어느 곳을 바라봐도 옛 시간이 느껴지는 풍경>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주변을 더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일단 건물 내부로 대피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별 목적지없이 돌아다니다가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것. 그리고 워낙 유명한 오르골당 덕분에 주변에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오르골당이 생겨나버린 것. 이럴 때 필요한 건 주위사람들의 움직임이다. 조금만 살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가는 건물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곳으로 향했는데, 역시나 바로 우리가 가고 싶었던 바로 그 장소. 오늘의 첫 목적지인 오타루 오르골당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 것 같은 모습>


 어렸을 때 부터 오르골이란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오르골은 '부잣집 탁자위에 올려져 있거나' '공포영화에서 그 분위기를 극대화 하기 위한' 존재였을 뿐 굳이 내 삶에 연관이 있을거라 생각한 녀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왜 사람들이 이곳의 오르골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것은 차치하더라도 아름당운 음악과 그 아기자기한 디자인 그리고 그 모든것을 극대화 시켜주는 이 멋진 공간까지. 덕분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 탁자 위에도 오타루의 오르골이 하나 올려져 있다.


<본능적으로 사고 싶어지게 만드는 작품들>


 혹시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물건을 사는 것에 인색한 분들이라도 이곳에서의 오르골 만큼은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추억으로 하나쯤 구매하길 권하고 싶다. 그 동안 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그 흔한 마그넷도 낭비라고 생각해서 구매하는 걸 망설였는데 지난 번 아내가 프랑스에서 사온 그릇들, 그리고 이곳에서 사온 오르골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당시 느껴졌던 추억이 좀 더 생생하게 떠오르게 된다. 사진을 바라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다. 

 1층을 충분히 구경했다면 옆에 있는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보자. 시끌벅적한 1층과는 달리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오르골의 선율을 느낄 수 있을 뿐만아니라 이렇게 한눈으로 1층을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층에서 바라본 1층 전경>


 그렇게 살짝 들뜬 마음으로 구경하다가 계속해서 내 눈길을 끄는 녀석을 만났다. 인형으로 되어있거나 유리로 만들어진 화려한 녀석들을 보다가 나무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니 들뜬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괜시리 마음이 차분해졌다. 최근 나무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져서 그런지 한 번 스쳐지나갔음에도 계속해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녀석. 그냥 1층으로 내려가다 말고 다시 돌아와 한참을 쳐다봤다.


<내 마음속에 들어와 버린 오르골>


'그래, 너는 같이 한국으로 가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괜시리 더 마음에 들었다. 물건을 사는 것과는 다른 기분. 추억이 한 줄 더 쌓인다. 차곡 차곡. 이 녀석으로 정하고 나니 주변의 귀여운 녀석들이 좀 더 객관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이건 좀 귀엽네~' '와, 엄청 디테일 하구만.' 하지만 딱 그 정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들>


 공간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 특히나 주변과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주는 공간.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새로운 세계로 이동한 것 같은 기분을 주는 시간들. 아마도 오르골당이 많은 사람에게 특별함을 주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 아닐가 생각된다. 모든 공간이 반짝이고 모든 선율이 아름다웠다. 오타루를 여행하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특별한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Good-bye 오르골당


[지출내역]

1. 오르골 : 4320엔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