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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시간 - 다정한 주인과 다정한 공간 그리고 다정한 맛 (화성/동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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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시간 - 다정한 주인과 다정한 공간 그리고 다정한 맛 (화성/동탄)

추락천사 2017. 12. 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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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나의 잘못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임에도

스트레스가 달가울리 없다.

그런 내가 신경쓰였는지

나의 가장 가까운 회사 동료가

11시가 넘어가는 퇴근길에

가볍게 술 한잔 하자는 게 어떠냐고 묻는다.


몸도 마음도 피곤했음에도

그 말이 그리 고마울 수 없었다.

나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내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한번도 거절하지 않는 듬직한 동료.



너무 시끌벅적한 곳은 피하고 싶었는데

마침 적당히 조용하고

좋은 노래가 흐르는 장소로 안내해줬다.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이런 곳이라면 조금은 더 많이 마실 수 있을 거 같다.


모든 음식을 혼자서 다 만드시는 주인

그러면서도 손님의 상태를

끊임없이 살피면서 필요한 건 없는지

적당한 타이밍에 물어본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의 관심



저녁을 먹지 못했다고 말하자

적당한 메뉴를 추천해 준다.

혹시 밥이 필요한지 묻는 주인의 친절함.


그의 웃음에서

이 일을 얼마나 즐거워하는 지

느껴졌다.


그 덕분에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의 전염.


에피타이져(?)로 나오는 롤

만드는 수고에 비해서

느껴지는 맛은 꽤 훌륭하다.

이것도 주인 많은 노력의 결과려나.



겨울이어서 그런지

모든 테이블에 나가사키 짬뽕이 올려져있다.

우리도 질 수야 없지.

나가사키 짬뽕과 차돌박이 숙주볶음을 주문했다.


쉴 세 없이 들어오는 손님들의 주문에도

금새 음식을 만들어내는 그의 빠른 손에 감동.


우리가 배고프다고 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양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밥만 있으면 2~3명이서 한끼 식사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술 한잔과 안주 한 젓가락에

동료와의 좋은 이야기들이 섞여 들어간다.

그의 생각과 고민들을 공유하고

나의 어설픔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한다.

언제나 '잘하고 있다'며 칭찬해주지만

그것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격려임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그의 짐이 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의 동료로 잘하고 있는가.

나는 내 몫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좋은 술자리와 즐거운 대화.


[다정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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