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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일기

[육아일기] 78-80 week - 어린이가 되어 만나다.

추락천사 2024. 4. 2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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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2. 26 - 03. 17

 

 아이의 성장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진다는 걸 체감하는 것과 아이의 성장 레벨(?)이 달라졌다는 건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린이 오태호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는 이런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볼 줄도 알게 되었다. 그 동안은 1 ~ 10 사이의 감정에서 1 or 10만 표현해왔다면 슬슬 2,3,8,9 까지도 표현해내는 기분이다. 

 

 아내는 여전히 태호의 두갈래 머리를 좋아라 한다. 사실 그리 즐겨하는 머리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볼수있겠냐는 생각에 그러려니 하고 있는 중이다. 점점 더 잘 어울려가는 게... 혹시라도 나중에 태호가 해달라고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 나이때부터 친구가 생길 수 있을가 싶었는데... 이게 생기는 거 같다. 서로를 얼마나 알아보고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친근하게 느끼는 거 같기는 하다. 특히, 이름을 부를 때가 가장 신기하다. 이 녀석들도 이제 정말 사람이구나 싶은 순간이다. 

 

 분명 얼마전까지 걱정될만큼 얌전한 녀석이었던 거 같은데, 슬슬 사내아이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장난이 늘어난건 물론이고 그 범위도 남자아이를 떠올리게 할 만큼 힘이 넘친다.

 뭐, 아직 멀었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쨌든 워낙 얌전했던 녀석이었던지라 최근에 부리는 장난들이 처음에는 낯설 지경이었다. 이제는 워낙 적응됐지만 어쨌든 그 동안 태호가 엄마 아빠의 나를 생각해서 적응 기간을 준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도 몹시 얌전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엄마 아빠에게 좀 더 적응 기간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다.

 

 이번 달 최대 이벤트 중에 하나. 바로 우리 가족의 헤어를 책임져주시던 분이 남편의 주재원 발령 때문에 잠시 일을 쉬고 같이 나가기로 결정하셨던 것. 그래서 졸지에 마지막 헤어컷 시간이 되어버렸다. 나야 워낙 여기저기서 머리를 하던 터라 크게 타격이 없었는데 아내와 태호는 이 분에게만 계속 머리를 맡기던 터라 졸지에 헤어 유목민이 되 버렸다.

 정말 이 정도로 신경써주면서 아이 헤어를 잘라주시는 분이 있을가 싶을 정도로 태호의 머리를 책임져 주셨는데... 앞으로가 진심 걱정이다. 머리를 어떻게 다듬을지도 걱정이지만 이렇게 태호가 얌전히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이곳에 가면 헤어디자이너분 외에 스탭 분들도 번갈아가면서 태호랑 놀아주시는 덕분에 이렇게 머리를 자를 때면 태호가 이미 긴장이 완전히 풀린 상태가 되곤 했다. 이 정도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당연히 없을테니 앞으로가 고민스럽다.

 

 아, 그러고보니 최근에 달라진 것 중 하나가 바로 태호와의 놀이터 외출이다. 사실 그 동안 아내와 태호는 종종 놀이터에 나가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은데 정작 내가 함께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필수적으로 (태호가 감기 때문에 아프지 않다면) 태호와의 놀이터 놀이 시간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건 없다. 그저 태호의 HP를 최대한 낮춰주기 위한 목적이다. 근데... 태호보다 내가 먼저 체력이 고갈되는 게 문제긴 하다.

 

 

 이번 주에는 집안의 최고 어르신인 아내의 생일이 있었다. 물론, 아주 작은 이슈가 있긴 했지만 잘 극복하고(?)... 아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올 한해도 같이 잘 이겨내봅시다!

 

 태호가 이렇게 활발해지면서 키즈카페에서 노는 게 나름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태호의 흥미를 끌기 위해 이것저것 만들고 뛰고 들고 숨고 해야됐다면 지금은 정말 태호를 같이 놀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영상이 하루에 한 두개 나올듯 말듯 했는데, 지금은 영상이 너무 많아서 뭘 올려야될지도 선택 장애 걸릴 정도다. 아이의 이런 시간을 나름 같이 / 많이 보낼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한 주를 정리하면서 아이와 보낸 시간을 기록할 때마다 느낀다. 내가 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있는지. 

 

 매달 찍는 달력에서도 이제 나름 포즈를 취할 줄 알게 되었다. 물론 좀 더 안경을 오래 써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몇 초라도 써주는 게 어딘가. 이렇게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길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태호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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