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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일기

[육아일기] 73 week - 아이와 함께 독서하기

추락천사 2024. 1. 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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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를 뒤돌아보면 회사 - 집 - 아이와 저녁 시간 보내기 - 토요일에는 문센 - 일요일에는 가벼운 외출 로 끝나는 일정이 외에 특별한 일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그 안에서 아이의 모습이 매주 새롭게 변해간다. 아이는 내가 하는 말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나는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듣는 거 같은 기분이다.

 물론 아직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똘망한 눈빛으로 쳐다볼 때도 있고, 왜 문을 두고 저곳으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하지만... 그래도 예전 보다는 더 많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한 거 같다. 지금부터 내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건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의 고리를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쌓아가는 거라 생각한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하게...

 

 인기있는 아이의 장난감은 확실히 이유가 있는 듯 하다. 물론, 그 이유를 내가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태호가 좋아하는 걸 보면 분명 뭔가 있다. 사각 박스안에 의자 하나 그리고 핸들이 달려있을 뿐인데, (조금 과장하면) 거실에서 놀고 있는 시간이 1/10 정도는 저 안에 들어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아! 몇 주 전부터 태호가 책을 읽어달라면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빼오곤 한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히 하는 행동이겠거니 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호야, 책 읽어줄게 한 권 가져와봐.' 라고 했더니 일어나서 한 권 들고오는 걸 보고 아이의 의도된 행동인 걸 깨달았다. 그렇게 신기한 마음이 들고 있을 때쯤 갑자기 태호가 책을 든 상태로 날 향해 등을 보이더니 내 무릎에 덜썩 앉는게 아닌가. 

 36.5℃의 말랑말랑한 존재가 무릎에 앉아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모습을 상상해본적이 없어서...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고르라고 한다면 바로 저 순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뭔가 몸안에 완전히 안기는 기분. 걷기 시작하면서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었는데, 이 시간 만큼은 책 한장 한장 넘기면서 조용히 있어준다. 이 습관이 오래가길 바란다.

 매주 가는 트니트니 수업이었는데, 이번 주에는 태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께서 항상 부모들에게 설명하고 아이가 그 행동을 하도록 도와달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날은 왜인지 몰라도 부모가 아닌 아이들에게 주위에 앉으라고 말하곤 아이를 향해 설명을 시작하셨다. 순간 나만 신기해하나 싶었는데, 나를 비롯한 모든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걸 보곤, 나만 이런 기분이 드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수업을 따라한다기 보다는 눈 앞에 있는 재밌는 행동을 하는 것 처럼 보였는데, 최근에는 선생님이 한는 말을 조금 이해하고 그걸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느낌이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태호의 머리가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느낌이 든다. 기념으로, 태호의 긴 머리 사진을 투척해본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까지 얼마남지 않았다. 조금만 참아다오 태호야.

 

 이번주부터 태호에게 몬테소리 수업을 들려주기로 했다. 아이가 듣고/만지고/느끼고/생각할 수 있는 거라면 지금은 크게 가리지 않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게 무엇이든 경험이 될 거고, 그 경험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 차곡히 쌓일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주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71번째 생일이었다. 사랑하는 어머니로써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써 존경하는 분이다. 그녀의 삶에 행복함이 조금 더 가득하길 바랄 뿐이다.

 

  한 주가 또 지나갔다. 이번주도 이 만큼 아이와의 추억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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