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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5 - 훗카이도청 구 본청사.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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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5 - 훗카이도청 구 본청사.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물

추락천사 2018. 9. 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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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5일째 날이 밝았다. 어제까지 분명 눈에 둘러쌓였던 거 같은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도심속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이정도의 온도차를 느낀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잠시 기분이 멍해져버렸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란 생각을 30초쯤 하고 나니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는 기분. 그러고나니 오늘의 바쁜 일정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사실 갑작스럽게 일본에 온 가장 큰 목적이 크리스마스 축제였다면 그와 더불어 가장 기대되는 여행지는 오늘 향하게 될 온천마을 노보리베츠였다. 하지만 이동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부터 바삐 움직여야만 했다.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아침 식단.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를 움직이기 편한 법인데 이번 여행내내 아침 소화가 잘 안되었던 지라 조식은 대충 빵과 베이컨 그리고 소세시 정도로 마무리했다. 아내와의 대조되는 아침 식단. 지금보니 나도 좀 제대로 먹어둘껄 하는 생각이 든다. 뭐가 그리 고민이고 신경쓰였던 건지. 여행은 여행 그 자체를 완벽하게 즐겨보는 걸 연습해야겠다. 뒤돌아 봤을 때 후회되지 않게...



 아침부터 살짝 심란해져있던 마음을 밖의 풍경을 보면서 추스리고 오늘의 할 일들을 정리해보았다. 일단 숙소 바로 앞에 있었지만 시간이 나질 않아서 가지 못했던 훗카이도청 구 본청사를 둘러본 뒤 그 앞에 있는 팬케이크 맛집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이번 삿포로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해줄 노보리베츠행 버스를 타면 오늘 일과는 얼추 마무리가 된다. 

 아침을 먹고 나온 삿포로의 거리는 어제의 폭설은 그 흔적만 남아있을 뿐 하늘이 얄미울 정도로 맑았다. 겨울의 삿포로 날씨가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아직 일주일도 머물지 않았지만 잘 느낄 수 있었다.



 숙소에서 삿포로역 방향으로 5분만 걸어가면 바로 앞에 꽤나 그럴듯한 건물이 등장한다. 처음에 숙소를 향하며 지나첬을 때는 이곳이 어디인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조금만 신경써서 보니 다른 건물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있었다. 붉은색 벽돌로 둘러쌓인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건물. 팔각탑과 둥그런 지붕 그리고 돌출된 창문들이 그 당시 일본이 받았던 서양의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시간이 많았다면 이 안에까지 함께 들어가보고 싶었는데(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만 들렸다가 가야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사실 이 붉은 벽돌의 건물이 1990년도에 화재로 지붕과 내부 모두 소실되었다고 한다. 다행이라면 이 붉은 벽돌의 벽만은 그 화재를 견뎌내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단순히 건물만이 아니라, 아기자기하게 나름 조경을 꾸며놓은 걸 볼 수 있다. 겨울이라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지만 꽃이피는 봄이나 가을에 온다면 꽤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 가 생각된다. 겨울의 여행이 순백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면 봄의 여행은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색채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일테니 말이다. 아쉬운건 아니지만 조금 보고싶긴 하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앙증맞지만, 인공적으로 조성해놓은 2개의 호수가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를 중심에 두고 양쪽으로 조성되어있다. 비둘기와 오리들이 고즈넉해져버린 호수가를 지키고 있을 따름이다. 이 추운 날씨에도 호수가 얼지 않는 게 조금은 신기해보였다.



 내부를 보지 못해 조금 아쉽긴 했지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건물이 보여주는 웅장함. 그것을 본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런 건물을 볼 때마다 오랜 역사를 계속해서 유지해올 수 있었던 일본의 역사가 조금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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