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즐거움

[칠레] Day 21 -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가는 험난한 여정(푸콘에서 바릴로체로 가는 법) 본문

여행/남미_2016

[칠레] Day 21 -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가는 험난한 여정(푸콘에서 바릴로체로 가는 법)

추락천사 2017. 10. 26. 01:07
반응형

 드디어 남미의 마지막 여행지인 아르헨티나로 넘어가기 위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사실 나라를 넘는 다는 게 큰일 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된 버스나 비행기만 예약하면 그다지 신경쓸 일이 없다. 하지만 이곳 푸콘에서 아르헨티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니 혹시라도 이동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은 아래 내용들을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자.

 칠레(푸콘)에서 아르헨티나(바빌로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Andermas 라는 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Pullman / JAC 가 훨씬 더 잘 꾸며져 있지만 이곳에서는 버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잘못된 정보라면 update 부탁!) 만약 당신이 주중에 이동할 계획이라면 직통 버스가 있으니 시간을 맞춰서 예약만 하면 되니 큰 문제는 없으나 이동하는 날짜가 주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분명 주말에도 이동하는 분들이 있는 걸 보면 직통버스가 있을 것 같긴한데 실제 예약 접수를 받는 곳에 가면 종종 주말에 가는 직통버스가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되니 말이다. 그럴때는 푸콘에서 산마르코나 오소르노를 거쳐서 가야만 한다. 정리하자면...

 1. 푸콘에서 바빌로체 이동하는 버스는 Andermas에서 예약해야 된다.
 2. 주말에는 바빌로체로 가는 직통버스가 없는 경우가 많다.
 3. 푸콘에서 이동하는 방법은 중간에 산마르틴를 거치거나 오소르노를 거쳐서 바빌로체로 건너가면 된다.

 위의 1단계를 이해했다면 이제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실제로 이동한 건 산마르코를 거쳐서 간 방법이기 때문에 이를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푸콘에서 산마르코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아래 두 예매소 중에서 한 군데를 이용해야 한다.



 먼저, 2번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을 가도록 하자. 이 곳이 중심에서 가까울 뿐더러 많은 종류의 노선을 다루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도 쉽다. JAC 버스 터미널 맞은 편에 있기 때문에 찾기도 쉽다. 몹시 슈퍼마켓 처럼 생겼기 떄문에 지나치기는 쉬우나 아래 사진을 보고 잘 찾아가도록 하자.



 문제는 저 1번의 녀석이다. 저 1번은 일단 실제 운영이 되는 곳인지 의심스러운 외관을 하고 있어서 아주 주의해서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 그리고 문도 잘 열지 않는다. 언제 여는지는... 며칠 지내지 않은 상태에서는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냥 시간 날때마다 한 번씩 찾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문을 열고 있어서 결국 이곳에서 예약을 진행했다.



 이곳 맞은편이 바로 Andermas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기 때문에 위치가 어디인지는 잘 파악하도록 하자. 일단 이곳에서 예약을 진행하게 되면 푸콘에서의 탈출은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푸콘에서 출발하는 것과 바릴로체에 도착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라는 걸 출발할 때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떠날 때 '이곳에서 제대로 출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좀 많았어서 그랬는지 떠나는 버스에서의 표정이 한층 밝았다. 자... 이제 아르헨티나로 가자.



 바로 남미의 7월 모습이다. 한창 한국이 엄청난 더위를 뿜어내고 있을 때 남미는 겨울의 한 복판을 달리고 있었다. 사실 이 정도의 눈을 남미에서 쉽게 보기가 힘들었는데 막상 국경을 넘는 버스에서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내가 남미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발생할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해 맑은 표정을 짓고 있는 보희. 아... 남미 여행하면서 교통 때문에 고생한 적은 몇 번 있지만 이 루트 만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건 처음이라... 조금 당황해버렸다.



 이 사진을 끝으로 저녁이 다 되갈 무렵까지 사진이 한장도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산마르틴에서 바릴로체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중간지였던 산마르틴에서 본의아닌 1박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산마르틴에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바릴로체 행 마지막 버스가 떠난 뒤었기 때문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참, 이해가 되질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바릴로체의 중간지로 이용할 텐데 이렇게 버스 노선을 짜 놓으면 어쩌라는 말인가. 혹시라도 주말에 우리와 같은 루트로 이동하실 분들은 산마르틴에서 1박을 할 각오를 하고 움직이는 거나 아니면 그냥 주말 이동을 포기하고 푸콘에서 시간을 보낸 뒤 바릴로체 직행버스를 타는 걸 권한다.

 결국 바릴로체에 예약해 두었던 숙소의 1박 비용은 공중으로 날렸고 산마르틴의 숙소를 찾느라 오후를 허비하고 말았다.

 이렇게 보니 다들 참 속도 없이 웃고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저 분은 산마르틴행 버스에서 만난 한국 분인데 마침 우리와 같이 이곳에 버려진(?) 신세였던지라 하룻밤을 함께 하기로 했다. 뭐, 막상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냥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후회하고 원망해봤자 손해보는 건 여행하는 우리들 아닌가. 이곳은 남미이고 정확한 정보 없이 움직인 건 우리이니 말이다.



 간신히 잡은 숙소 근처에서 장을 보고와서 이 날의 악운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작은 만찬을 하기로 했다. 이 날 식사 당번은 생전 처음본 분이 맡아주시기로 하셨다. 이 분 덕분에 그나마 살짝 다운될 뻔 했던 기운을 차린 거 같다. 탱고를 추시는 분이라고 하셨는데... 어디선가 춤 추다 보면 만나려나?



 이 곳 숙소에서 강아지처럼 안겨오던 고양이. 역시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사람을 피하거나 하지 않았다. 조금 과하게 달려들어서 부담스러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귀여우니 봐주는 걸로. 



 여행하는 내내 처음으로 묶어 봤던 4인실. 이곳 숙소 가격(2만원/인)을 듣고 남미의 숙소 가격에 다시 한번 놀랐다. 만약 나 혼자 여행하면서 이렇게 다인실에 지낸다면 남미 여행을 하면서 그리 큰 돈이 들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예상치 못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돌발상황이라고 하지만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런 상황이 재밌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했다. 그나마 한 달이란 짧기도 혹은 길기도 한 여행이라서 위안이 되었다고나 할까. 망가진 스케쥴 때문에 아쉬웠지만 좋은 사람을 만났기에 즐거울 수 있었던 하루가 저물어 간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