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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미_2016

[볼리비아] Day 10 - 볼리비아, 조용한 도시 코파카바나

추락천사 2017. 9. 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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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 여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위기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정류장에 갔지만 버스가 오지 않는다거나, 잘 가던 버스가 '아무 대책없이' 그냥 길거리에 서버린다거나 하는 것 처럼. 하지만 볼리비아로 이동하는 순간을 생각하면 남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라는 게 예상치 못하게 어떤 순간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추픽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포로이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쿠스코로 향했다. 이때부터 뭔가 잘못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버스 시간이 10시 30분이었는데, 포로이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경.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시간이 10시 20분을 향하고 있었다.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짐을 찾고 어제 표룰 예매했던 Agency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버스표를 찾아 Terminal로 가기 위해서... 하지만, 너무나 남미스럽게(?) Agency는 문을 닫고 있었다.

 버스가 떠나기 10분전. 표는 없었고 Agency는 문을 닫았다. 모두가 스페인어로 얘기하고 있었고 시간은 흘러갔다. 멍하게 있을 시간이 없어서 주위의 아무나 잡고 도움을 요청했다.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나의 절실함이 느껴졌는지 Agency 담당자와 통화가 되었다. 급한 목소리로 빨리 Terminal로 가라는 얘기에 바로 택시에 탑승했다.

 Terminal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쳉겨 들고 버스를 향해 갔지만, 이미 버스가 출발 했다는 슬픈 소식. 마지막 버스가 떠났다는 사실과 생돈을 날렸다는 것에 좌절하고 있을 때 쯤, 그곳 담당자가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버스가 아직 Terminal에 있으니 빨리 탑승하라는 희소식을 들고. 짧게 정리됐지만, 그날을 생각하면 아찔하기 그지 없었다. 모든 일정이 어그러질뻔 했는데... 결론이 좋았으니 웃으면서 넘어가는 걸로 하자.

 Tip.
 볼리비아를 이동하는 버스는 많지 않다. 특히 페루에서 이용했던 Cruz del sur를 생각하면 안된다. 그러니 그 중에서 그나마 좋은 등급의 버스를 이용하도록 하자. 우리가 이용했던 버스는 TITICACA 였는데, 생각보다 불편했다. 가능하다면 이것보다 좋은 등급의 버스를 찾아보도록 하자. 물론, 없다면 그럭저럭 이용은 할만하니 너무 겁내지는 말고.


 11시간을 넘게 이동하고 나면 볼리비아 국경에 다다른다. 이제 정말 페루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했다. 지금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곳 남미에서는 국경에서 받은 서류들이 나중에 또다시 필요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산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작은 쪽지라도 잃어버리면 곤란할 수 있으니 국경에서 받는 서류들은 잘 쳉기도록 하자.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갈때는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서 가야한다. 바로 저 앞에 보이는 아치형 문만 지나면 바로 볼리비아다. 버스는 저 문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쫄지말고 가도록 하자.


 
 출국 수속을 했으니 이제 입국 수속을 할 차례다. 생각해보니 열차로 국경을 넘은 건 유럽에서도 있었는데, 유럽은 유로존으로 통합되었으니 이렇게 출/입국 수속을 국경마다 할 필요가 없었다. 뭔가 새롭고 몹시 귀찮다.



 국경을 넘고 나면 이제 바로 버스를 타나 했는데, 강을 건너는 순서가 남았다. 버스와 함께... 산넘고 물건너 11시간을 넘게 움직이다보면 드디어 기다리고 고대하던 코파카바나에 도착하게 된다. 진짜 도착이다. 정말 왔다. (길었다.)


 
 코파카바나의 첫 인상은 '몹시 호젓함'이었다. 건물들은 키가 낮았고, 사람들은 여유로웠다. 하늘은 더 없이 맑아 하늘인지 벽지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일단, 볼리비아에 도착했으니 환전부터. 4일치 정도 필요하니 200$ 환전. 그리고 몇 가지 예약부터 부랴부랴 준비했다. 일단, 태양의 섬 트래킹을 위한 편도 배편 예약(20bol). 그리고 코파카바나에서 우유니까지 이동하는 버스도 함께 예약했다. (200bol). 동네가 크지 않아 대부분의 예약하는 여행사가 위 사진에 보이는 메인 스트리트(?)에 몰려 있으니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이곳에서 몇 군데 비교해 본 뒤 예약하도록 하자.



 볼리비아에서 종종 사먹은 뻥튀기 한 봉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시장에서도 이걸 산처럼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중앙시장쪽에 가면 더 싸게 파는 곳이 있으니 먹고 싶으신 분들은 시장쪽에서 구매하는 걸 추천. 우린 아직 잘 모르는 볼리비아 초보 여행자여서 그냥 눈 앞에 보이는 걸로 구매!



 코파카바나 시내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티티카카 호수를 볼 수 있다. 서쪽으로는 페루, 동쪽으로는 볼리비아를 두고 있는 '바다와 같은 호수'. 잉카 제국의 시작이 되었던 이곳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태양의 섬이란 몹시 그럴듯한 이름의 섬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태양의 섬은 내일 가기로 했으니 오늘은 그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호수 주변을 돌다보면 호수를 바라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비록 해산물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소문난 맛집(?)이 있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점심꺼리로 결정했다. 12번 가게로 알려져 있는 가게에 들어가보니 역시나 한국어로 된 낙서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투루챠(송어)구이가 유명하다는 말에 갈릭 투루챠구이르 주문. 한국 손님들이 많이 오는 탓에 눈 빛만 봐도 갈릭 투루챠구이를 주는 아주머니. 50bol이면 이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니... 맥주도 한잔 했으면 했지만 다음 스케쥴을 위해 콜라로 참는 걸로. 지금 다시 사진으로 봐도 군침이 돈다. 생선을 잘 먹지 못한다고 해서 굳이 다른 걸 먹을 필요는 없다. 여기와서는 이걸 먹어주자.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을 선택이니까. 아... 또 먹고 싶다.



 밥 먹으면서 보게 될 이 풍경이 정말 호수인지 바다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만약 이곳이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호젓한 풍경이었을까? 아니면 주변에 멋진 건물들이 둘러쌓고 있었을까? 내 집앞에 이런 호수가 있었다면 행복했겠지만 내가 놀러간 호수는 이렇게 호젓하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일까?



 한 참을 호수앞에 앉아 구경하고 나서, 코파카반의 거의 유일한 볼거리(?)인 대성당을 보러 왔다. 이곳의 성당은 유럽에서 바왔던 성당 그리고 페루에서 봤었던 성당과도 매우 달랐다. 둘이 화려함을 보여줬다면 이곳의 성당은 마치 지중해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몹시 불량스럽고 비위생적일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이런 길거리 음식은 그런 맛에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한잔 구매. 보이는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달달하고 달달하다. 가격은 단돈 1 bol.

 
 느긋하게 동네 구경하는 날이기에 여행중 망가진 아내의 슬리퍼도 하나 구매하기 위해 찾아다녔다. 쇼핑! 쇼핑!
 여깄나?

 
 오, 드디어 뭔가 그럴 듯한 시장안으로 들어왔다.
 찾아라 신발!




 후훗, 드디어 Get!
 이제와 보니 저 신발이 남미에서 넘어온 녀석이구나.

 아직도 잘 신고 다니는 걸 보니 튼튼한 녀석으로 잘 골랐나 싶다.



 이왕 쇼핑하기로 한 김에 앞으로 우리 여행을 함께할 '루시'를 입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루시가 우리 여행 내내 함께할 줄 알았지만... 여행 중반 이후부터는 아쉽게도 사진에 등장하지 못한다. 지금도 집안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잃어버린 건 아니지만, 잠시 기억에서 잊혀졌다고나 할까? 어쨌든 일단 한동안은 함께 하는 걸로! 잘 부탁한다.



 기념으로 티티카카 호수를 배경으로 한 컷. 자세가 몹시 모델 스럽다. 자존심 강한 리마같은 느낌?


 점심 한 끼 먹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픈 타이밍에 냄새가 끝내주는 음식점 발견. 위치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시장 근처에 있으니 아마 쉽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을 가 싶다. Silpancho 인지 Pollo인지는 헷갈리는 비쥬얼이지만 둘 중에 뭘 먹어도 맛있을테니 고민하지 말자. 혹시 꼭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그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작은 도시안에서 하루를 다 보내본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여행을 3~4달 정도 더 길게했더라면 이런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한 달 여행하면서 중간 중간에 이런 날이 하루쯤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볼리비아에서의 첫 하루. 11시간의 이동과 하루의 휴식. 티티카카 호수와의 첫 만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루시와의 첫 여행. 꽤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지출 내역]
태양의 섬 편도 : 20 bol
젤리 : 1 bol
코파카바나 -> 라파즈 -> 우유니 버스 : 400 bol
점심식사 : 50 bol
슬리퍼 : 20 bol
강냉이 : 10 bol
커피 : 37 bol
루시 : 18 bol
저녁식사 : 10 bol
슈퍼마켓 장 : 38 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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