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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Day 09 - 마추픽추, 아름답고 찬란한 도시를 마주하다 본문

여행/남미_2016

[페루] Day 09 - 마추픽추, 아름답고 찬란한 도시를 마주하다

추락천사 2017. 8.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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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청춘처럼 미션을 가지고 여행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페루에서 마추픽추는 '해내야 할 것' 혹은 '봐야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소였다. 당연한 듯 일정에 들어가 있었고 단 반나절의 일정을 위해 밤새 이동을 했다. 무엇이 기다릴지 괜히 더 기대가 된다.

 마추픽추로 이동하기 위한 새벽의 긴 줄. 모두가 우리와 같은 기대감으로 가득찬 표정이다. 본의 아니게 보존되어져버린 도시. 발견되지 못해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피어오르는 기대감을 굳이 망쳐버리고 싶진 않았다. 눈으로 보고 그때가서 실망해도 늦지 않을테니 말이다.







 여행 내내 함께한 우리의 복장. 그러고보니 남미 여행하는 내내 느꼈던 건, 춥거나 덥거나 관계없이 외국인들은 반바지에 반팔 차림이 일반적이었다. 우리랑 체질이 다른가? 몸에 열이 많은가?






 줄을 선 행렬 맞은편으로 다음날 마추픽추행 버스를 사기 위한 행렬이 늘어서있다.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선 반드시 버스표를 구매해야하니, 이곳에 오자마자 1순위로 버스표부터 사자.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놀랐지만 버스가 끊임없이 들어와 기다리기 시작한지 10분 지나서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출발한지 2~30분 지나자마자 바로 마추픽추 입구에 들어섰다. 생각해보면, 오야따이땀보에서 이곳으로 오기까지 모두 "반 강제적 교통수단"을 이용해왔다. 물론, 본인의 선택에 따라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위험해보이기도 하고 너무 멀어서 중간에 지칠 것 같기도해 쉽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적인 국가 수입을 위해서는 아니겠지만(도로를 만들면서 생기는 자연 파괴나 매연 등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대체불가한 교통수단만을 제공하다니. 그것도 나라의 물가에 비하면 어마무시한 가격으로... 몇 년이 지나면 이곳도 좀 더 가벼운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소가 되려나?







 아직 9시도 되기 전에라 태양이 작렬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구름하나 없는 맑은 하늘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태양빛을 그대로 통과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덕분에 꽃보다 청춘에서 맞이했던 구름장막은 없을거라 생각하며, 오늘의 목적지 마추픽추를 향해 한걸음씩 걷기 시작했다.







 한 15분 정도 걸어가면 우리가 TV에서 보던 마추픽추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존재할 거라 생각조차 못해서 현대 문명의 손이 한 동안 닿지못한 도시. 그 덕분에 과거를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도시 마추픽추다.







 조금 불량해보이는 뒷 모습이지만 한 동안 저 자리에 앉아서 마추픽추를 내려다봤다. 주위에 온통 산 밖에 없는 데 그 한 가운데 도시가 있는 풍경. 한 번도 바라본 적 없는 풍경이라 - 다시 볼 수 없는 것 같은 풍경이기도 해서 - 조금은 신기해서 그리고 꽤 아름다워서 그 자리에 앉아 감상했다. 이 순간 가장 아쉬웠던 건 손 안에 맥주 한 캔이 없었다는 것과 이곳에서 태양을 피할 공간이 너무 없다는 것 정도?






태양이 점점 머리위로 올라오고 있다. 더워지고 있다. 더워지고 있어. 으아으아...




  돌다보니(길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냥 구경하러 다니다 보니... 라고 생각하고 싶다.) 사직찍기 가장 좋은 파수꾼의 전망대가 보였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 일본인 패키지 그룹이 보여있어서 가까이 가서 찍는 건 포기. 나중에 내려오다가 사람이 적어지면 다시 한번 들리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먼저 향한 곳은 잉카의 다리. 사실 이곳 마추픽추에 오르면서 꼭 보고싶었던 장소는 마추픽추의 전경보다 바로 잉카의 다리였다. 깊은 산속에 호젓하게 존재하고 있는 하나의 다리. 다리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꼭 한 번 내 눈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기대했던 것 처럼 가는 길이 유난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래도되나 싶을 정도로 '안전하지 않았'다. 이건 뭐, 옆으로 굴러 떨어지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길과 낭떨어지가 가까웠다. 혹시라도 이곳에 가는 분들께서는 안전에 유의하자. 주변보다가 휙~ 굴러떨어질 수 있다.







  이런 길들을 따라서 10여분 걷다보면 눈앞에 아찔한 다리가 하나 보인다. 위험해서 그런지 다리까지 접근하지 못하게 문으로 막아뒀다. 저~~~~어기 내가 보이려나? 기념으로 사진!








 왔던 길을 되돌아 와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한 배고픔도 해결할 겸, 그늘을 찾아 잠깐 쉬기로 결정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내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많은 데 이날은 보희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역시나 자리에 앉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다.




동물같은 회복력으로 바로 극복!



이제부터 진짜 마추픽추 탐험(?). 유명한 마추픽추의 정문을 지나서... 잉카의 초대 황제인 만코 카팍이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신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지 한쪽 벽이 무너지고 있어서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광장을 지나서 위쪽 계단을 올라가면 마추픽추의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게 된다. 그곳에 가면 태양을 가릴 게 없는 공간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딱! 봐도 해시계 같이 생긴 해시계. 어딜가나 이런 유적이 있는 걸 보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비슷한 가 보다.





잉카의 해시계




 산 속의 도시에서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계단식 밭. 이게 사진으로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사진 속 사람들의 크기와 비교해보면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인간의 힘이란...  중간 중간에 보이는 들판(?)에서는 새끼 리마들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질세라 보희도 그 사이에 껴서 찰칵.









 이곳에서 가장 신기했던 건 귀족의 거주지로 구분되는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지금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석이겠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공간에서는 언제나 신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인데... 조금은 슬프고 몹시 아쉽다.

 과거의 도시를 뒤로하고 이제 다시 현새로 돌아갈 시간이다. 하늘아래 이렇게 가리는 거 없이 맑은 태양빛을 받는 도시가 있나 싶었다. 조각난 하늘 밖에 볼 수 없는 지금의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이 곳. 아름답고 찬란한 도시. 마추픽추였다.





 하루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탓에, 마추픽추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언제나 옳은 고기와 피자. 그리고 스페셜 게스트인 Josiah와 Harlan. 이 둘은 페루 레일에서 만났는데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함께 식사를 하자고 우리를 불렀다.

 '배려 넘치는' 영어를 구사해준 덕분에 즐겁게 영어 회화 시간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Facebook에서 종종 소식을 보고 있는데... 언젠가 이들이 있는 Texas에 가게 되면 꼭! 연락하자는 걸 끝으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보고싶은 어린 친구들





 이로써, 페루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끝났다. 발달된 나라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친절했고 도시는 항상 깨끗했다. 힘든 추억보다 즐거운 추억이 훨~씬 많은 나라. 페루. Good bye 페루.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지출 내역]

점심식사 : 89sol

음료수 : 3sol

택시비 : 30sol (Poroy to Cusco)

             10sol (Cusco to Terminal)

터미널비 : 10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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