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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미_2016

남미여행을 결심하다.

추락천사 2017. 7.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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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큰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으로 '엄두가 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지금 딱 내 상황이 그렇다. 한 달 동안 걸어왔던 길을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벅찬데 그걸 글로 다시 옮기려고 하니 당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사진만 정리해논 상태로 벌써 3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날짜별로 정리된 사진들]



 더 이상 미뤘다가는 정리하지 못했던 수 많은 여행들과 마찬가지로 내 작은 HDD안에서 여생을 마감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기엔 그곳의 추억이 너무 아쉬웠고, 기록하면서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설레임을 잃어버린다는 게 싫었다. 물론, 그 만큼 시간과 노력이 들겠지만...

 남미 여행을 결심한 시기는 아마 올 해 3월쯤 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남미 여행보다도 빨리 결정한 건 퇴사였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어쨌든 퇴사를 결심하고나니 8년만에 오는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이 시작됐다. 무조건적인 휴직? 긴 여행? 전국 일주? 다양한 생각이 오갔지만 결국 여행으로 결정됐다. 유일한 조건은 반드시 긴 시간이 필요한 장소일 것과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어야 할 것 이 두 가지 였다. 북유럽, 중남미, 남미 몇 가지 후보가 나왔다.



[북유럽 위치]

 북유럽은 그 동안 몇 번 다녀왔던 유럽의 연장선상이라 여행하는데 있어서 거부감도 없고, 다른 후보지에 비해 영어사용이 자유로우며 마지막으로 '이케아'의 나라 스웨덴이 있었기 때문에 엄청 끌렸다. (한국식) 북유럽 가구의 원천이자 느낌있는(?) 인테리어의 기본. 왠지 Airbnb를 해도 막 북유럽 느낌을 폴폴 풍겨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조금만 무리하면 긴 연휴에도 다녀올 수 있는 거리기 때문에 후보에서 일찌감치 탈락해주셨다.

 두 번째 후보인 중남미. 멕시코를 시작으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그리고 쿠바 같은 거친 나라들이 즐비한 지역. 눈을 감고 생각하면 선인장이 떠오르는 곳.



[중남미 위치]



 하지만 이 곳은 교통편이 많지 않고 가기 어렵다는 조건만을 충족시켰을 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안전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게되는 곳이라 북유럽과 거의 동시에 탈락해주셨다. 물론 어느 나라든 여행자가 다니는 곳은 일정 수준 이상이 안전이 보장되기는 한다. 아주 위험한 지역의 경우만 아니라면 최소한의 룰만 지킨다는 전제하에 꽤 안전한 여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남미는 아직 나에게 있어서 조금은 무서운 도시들이 즐비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동시에 받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큰 고민없이 패스!

 이제 마지막 선택지이자 사실은 고민을 시작할즈음에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있던 남미에 대한 고찰이다. 일단, 교통편이 참.... 엉망진창이다. 꼬박 하루를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건 그렇다치고 최소 2번, 많으면 3번이상을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또한 이동편에 대한 예약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인터넷도 포기해야되는 수준이다. 여기까지는 일단 합격. 그리고 알려진 도시의 경우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얘기를 듣고(이 부분은 사실 중남미와 비슷하지만 넘어가는걸로 하자. 이미 마음의 결정되있었던 거 같다.) 안전 부분도 합격. 마지막으로 볼거리였는데 걷기에 자신만 있다면 유럽과는 전혀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줄거란 수 많은 리뷰들 덕분에 2주간의 고민을 뒤로하고 남미로 결정했다. 물론 고도가 높아 숨쉬기 힘들고 생각보다 아주 매우 많이 추우며, 꽤 오랫동안 걸어야 한다는 사실은 도착해서 알았지만 이 당시의 나는 그런건 알지도 혹은 알고 싶지도 않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에서야 그 당시를 추억하며 꽤 자세하게 적어내려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과정 자체가 순탄치많은 않았다. 뭔가 빨리 여행지를 결정해야하만 하는 상황들. 약속되지 않은 미래. 덕분에 지쳐버린 마음까지. 그래도 결정을 하고 나니 바라볼 곳이 생겼다. 지금에 대한 끝이 있었고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하나 둘 씩 남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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