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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7 - 삿포로 팩토리(Saporo Factory)

추락천사 2018. 10.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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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꽉찬 하루 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서, 점심식사를 하자마자 바로 이동했다. 이번 순서는 삿포로의 대표 맥주 브루어리인 삿포로 팩토리(Saporo Factory) 방문이다. 맥주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이라면 좀 더 다양한 맥주를 접해봤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뭐, 그래도 지나간일을 후회하면 어쩌겠는가. 이렇게 경험해봤음을 감사하기로 했다. 

 삿포로 팩토리는 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지만 버스센터마에에서 그리 멀지 않기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다면 그냥 걸어서 가는 걸 권하고 싶다. 역에서 10분여만 걸어가면 나오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도 않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또 일본의 거리를 걸어보겠는가. 걷고 또 걷자.



 혹시라도 찾지 못할까 너무 걱정하지말자. 길을 걷다보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SAPORO'라는 글자가 눈앞에 나타날테니 말이다. 바로 이렇게.



 겉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왜 건물 이름에 '팩토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안에서 당장이라도 제봉틀 소리가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의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겉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내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기에, 여기에 도착한 순간에는 아주 조금 '실망'하기까지 했다. 이걸 보러 여기까지 왔나 싶은 마음에...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희는 저 빨간 잎이 신기해서 마냥 쳐다본다. 그래, 너라도 신나니 다행이다. 밖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마음을 다시 고쳐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부터 펼쳐진 이곳의 전혀 다른 모습.



 일단,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이 높은 굴뚝. 그 용도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 꽤나 위압감을 준다. 동시에 공간 전체를 무겁게 눌러주는 효과까지. 들어오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별거 아닌 벽돌 건물'이 이 존재만으로도 꽤나 차분하고, 그럴듯한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높은 굴뚝을 오래간만에 보는 터라, 그 앞에서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굴뚝을 바라보며 이곳 삿포로 팩토리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시작하자, 주위의 건물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굴뚝 옆에 있는 작은 건물안에는 양조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 있었다. 과거부터 쓰여져온 시설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가동을 멈춘채 그 형태만 유지하고 있었다. 삿포로 박물관보다는 내용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면 될 듯 하다.



 사실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중 하나였던 삿포로 생맥주. 이미 삿포로 박물관에서 경험해본 생맥주이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더 간절해졌다. 특히나 이곳 삿포로 개척사 맥주나 레드스타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도 없는 맥주이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물론, 나 말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을지 모르지만...)



 내부의 모습은 당시 삿포로 맥주의 광고판스러운 녀석들로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 앉아있으니 넓은 광장같은 곳에서 마시던 삿포로 박물관과는 꽤나 다른 느낌이 들었다. 삿포로 박물관이 하나의 관광지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마치 당시의 시대로 돌아가 골목 안 작은 술집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호기롭게 주문한 개척사 맥주와 레드스타.



맛보고



느끼고



 같이 또 마시다보니, 저런 가벼운 한 잔은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린다. 물론, 알딸딸한 기분은 남기고. 기분 같아서는 한 잔 더 마시고 싶었지만 더 마셨다가는 앞으로의 일정에 지장이 있을 게 뻔해서, 그만 마시기로 했다. 언젠간 이곳에 와서 원없이 생맥주를 마시고 아무 걱정도 생각도 없이 지낼 수 있을거란 허황된 다짐을 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나와 굴뚝의 맞을편을 바라보면 이렇게 유리로 된 어마어마한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삿포로 팩토리 자체가 이런 거대한 쇼핑몰을 의미하고 있어서 앞 서 만났던 빨간 벽돌 역시 이 유리 건물과 이어져 있었다. 밖에서 보면 그저 그런 낡은 건물처럼 보였는데,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곤...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생각나는 구조로 되어있다. 중간의 넓은 홀 끝에서는 종종 공연을 하기도 하니 운이 좋다면 만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우리가 간 날도 어떤 이름모를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음악을 벗삼아 30여분 시간을 보냈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울림통 역할을 하고 있어서인지 그 안에서 듣는 음악 역시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던 거 같다.



 내가 나무인지 나무가 나인지. 라는 컨셉으로 찍어봤는데... 뭐, 그렇다고 하자. 내부를 한바퀴 돌다보면, 사실 크게 구경할만한게 그리 많지는 않다. 혹시라도 점심식사를 놓쳤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와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 그 외에는 굳이 뭔가를 쇼핑할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은 없으니 그런걸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이제 겨우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부터 날씨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삿포로의 겨울은 낮이 짧다고 하더니 정말 5시만 되도 '저녁이 왔나' 싶을 만큼 해가 져버린다. 아직 해야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산더미 같은데 자꾸 시간만 간다. 



 날은 저물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계획은 한 참 남았다. 시간아, 조금만 천천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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