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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6 - 하나유라(Hanayura), 가이세키 요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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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카이도] Day 06 - 하나유라(Hanayura), 가이세키 요리

추락천사 2018. 9. 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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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을 마치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숙소에 들어가니 어느새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됐다. 타키노야에서는 객실이 아닌 외부의 따로 마련된 방에서 식사를 진행했던 거에 비해서 이곳 하나유라는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타키노야에서도 가능할 거 같은데, 이걸 따로 신청해야되는지 아니면 특정한 방에서만 되는지 따로 확인해본적이 없으니 혹시라도 타키노야에서 저녁식사를 방에서 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데스크에 필히 물어보도록 하자.

 

잘 먹겠습니다!



 처음으로 나온 연근탕과 초밥, 문어류의 간단한 전체요리들. 사실 일반 회보다는 초밥을 좋아하는 편인데 가이세키 요리에서는 초밥이 거의 나오질 않아 아쉽긴 하다. 그래도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해산물 역시 괘나 만족스럽게 나오는 편이라 초밥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전체요리가 끝나자 다음에 나온 맑은 국과 새우 튀김 요리. 사실 새우 튀김이야 워낙 많이 접해본거라 뭐 특징이 있을 가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살이 통통하게 잘 오른 녀석은 오래간만에 만난다. 한마리 밖에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먹는 순간 만큼은 푸짐한 기분으로. 그리고 본격적인 식사를 위해 주문한 맥주. 이곳 일본에 와서는 거의 매일 맥주를 마시고 있는 듯 하다. 물론 한국에서도 종종 맥주를 마셨지만 이곳 일본 그것도 삿포로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들이 있어서 머무는 기간 만큼은 맘껏 즐겨보기로 했다. 



 드디어 나온 메인 요리. 소고기 와규인데, 눈 앞에서 적당한 불에 익혀서 한 입 베어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맛이 입안에 맴돌게 된다. 고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 두점만 먹을 때는 역시 소고기가 제격인 듯 싶다. 아쉬운 듯 혹은 살짝 모자란 듯 먹고 난 뒤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해주면 완벽한 메인 디쉬 완성. 물론, 한 점 더 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게살과 양념밥 순서다. 사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이 저 양념밥이라는 게 스스로도 놀랍다. 맛있는 게 살에 주변의 해산물들도 싱싱하고 맛있었는데, 저 양념밥의 고슬함과 맛이 왠지 기억에 남아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밥 맛이 입에 맞는 편이다. 밥 한올 한올이 윤기있게 살아있고, 적당한 찰기에 고슬함까지 느껴져서 밥만 먹어도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다. 쌀이 좋은가? 물론, 함께 나온 저 게 살 역시 살이 꽉 차 있고 탄력있게 잘 삶은 편이라 먹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시간이 넘는 여유로운 식사를 마칠 때 쯤 나오는 디저트. 컵에 들어있는 푸딩부터 시작해서 딸기, 포도, 수박(맞나? 메론이었나?)까지 입안에 넣으면 상쾌해지는 과일들로 마무리하고 나니 만족스러우 한 끼 식사가 끝났음이 실감난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의 가이세키 요리 역시 해산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서도 무엇하나 버릴 게 없는 음식들이었다. 혹시라도 해산물에 거부감이 있는 분이라면 잠깐 선입견을 제쳐두고 도전해보길 권하고 싶다.


잘 먹었습니다!



--- p.s. ---

 식사를 마치고 난 뒤 그대로 잠들기는 너무 아쉬워서 밤의 하나유라를 둘러보기로 했다. 오전에 도착했을 때는 전체적인 외관이 료칸이라기 보다는 너무 호텔스러워서 실망했는데 과연 밤의 모습을 어떨지 궁금해졌다.



 역시 밤의 은은한 조명을 받으니 낮에 느껴졌던 호텔같은 느낌이 마치 고전 세트장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으로 바뀌어 있었다. 살짝 촌스러워 보였던 가구들도 엔틱하게 느껴지고, 어우선하게 배치되어있던 모습도 제자리인 양 정돈되어 보였다. 이런걸 보면 너무 한 모습만 보고 그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려버리는 게 얼마나 성급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볼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모습을 보고, 그리고 나서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도 늦지 않을 듯 싶다.

 하나유라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저녁식사를 마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즐겨보길 권하고 싶다. 아마도 잠시마나 옛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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