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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1 - 드디어 일본에 도착하다. 알라 마하이나 콘도 호텔(Ala Mahaina Condo Hotel)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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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키나와] 6개월 아이와 10박 11일 일본여행. Day 01 - 드디어 일본에 도착하다. 알라 마하이나 콘도 호텔(Ala Mahaina Condo Hotel)

추락천사 2024. 4. 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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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 2023.03.05 - 03.16

 내가 이제 막 6개월이 지난 태호와 여행을 떠나자고 마음 먹고나서 일본을 선택한 이유중에 가장 큰 건 바로 2시간 조금 더 걸리는 짧은 비행시간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긴 드라이빙을 꼽아보라면 아마 공항으로 왔던 길이 아니었을가 싶을 정도였는데, 비행을 3~4시간씩 하는 건 아직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다행히 비행기 안에서 큰 소동없이, 심지어 한시간 넘게 잠도 자준 덕분에 꽤나 편안한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일본. 그것도 날씨 좋기로 유명한 오키나와. 역시나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조금 쌀쌀한 날씨였는데 내리고 보니 따뜻한 초여름 날씨였다.

 

 아이와 일본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렌트카 였다. 언제부턴가 오키나와의 렌트카 비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왠만한 수준의 렌트카를 10박 수준으로 대여하면 거의 100만원 정도의 렌트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사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이와 함께 다니다보니 필수적으로 짐이 실릴 수 있었야 했다. 하지만 제대로 본적도 없는 차에 카시트까지 설치하면 어느정도의 캐리어가 실리는지 가늠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녀석 정도면 아이와 셋이서 부족하지않게 탈 수 있다는 후기를 보고 바로 예약을 진행했다. 예약한 사이트는 마리오렌트카. 예약 당시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빌릴 수 있는 차량이 없거나 너무 비싸거나 그것도 아니면 카시트를 추가할 수 없었던 거에 반해서 마리오 렌트카에서는 꽤나 합리적인 가격에 카시트와 보험료까지 추가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렌트카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간이 길기도 했기 때문에 거의 70만원 수준을 렌트카 비용으로 쓸 수 밖에 없었다.

 카시트도 기본 제공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캐리어 들어갈 자리도 전혀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충분해서 여행 내내 만족하면서 다녔다. 참고로, 마리오렌트카의 경우 공항에서 차로 15분 정도 나가야만 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이용하고 싶으신 분들 혹은 나하공항 근처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으셨던 분들은 참고하자. 나 같은 경우에는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붐비던 시내를 빠져나올 수 있어 더 도움이됐다. 

  아빠만큼 만족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행이 피곤했는지 누구보다 편안한 자세로(목은 조금 아플 거 같았지만...) 여행을 즐기고 계시는 중이었다. 아직 좌측 통행이 익숙치 않던 상황이라 코너가 나올때마다 '우회전은 크게!' 를 외치고 있었긴 하지만 그래도 오키나와 자체가 워낙 여유로운 곳이라 그런지 오래 걸리지 않아 금새 익숙해질 수 있었다. 

 

 숙소에 거의 다 도착할때즘 근처에 보이던 다이소매장. 물론 한국 다이소와 일본 다이소는 이제 관계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왠지 반가운 마음에 태호 기저귀도 살 겸 들렸다. 뭔가 생소한 곳에 온 걸 태호도 느꼈는지 차 안에서 보여주던 여유는 사라지고 긴장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기 바빴다. 그래봤자 이제 막 6개월 된 쪼랩의 눈빛이었지만 그래도 눈에 힘주고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몹시 귀여웠다. 

 

우리의 첫 번째 숙소, 알라 마하이나 콘도 호텔(Ala Mahaina Condo Hotel)

 과거 태호가 없던 시절에는 숙소의 기준은 얼마나 안락하고 편안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주느냐에 따라 결정하곤 했는데, 지금은 태호가 뒹굴 수 있는 공간이 있냐 없냐가 선택의 첫 번째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카페트가 없는 바닥 & 태호가 아무리 뒹굴어도 끝까지 가기 힘든 쇼파의 조합은 이곳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들어오자마자 만나게 되는 창밖의 멋진 풍경은 정말 우리가 여행을 왔다는 실감을 준다. 지금 나는 일본에 있고, 잠시나마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백수라는 사실. 그게 무엇보다 기쁘다. 

 집 전체 구조는 Condo 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호텔보다는 집에 가까운 모양새다. 지금이라도 당장 월세를 내고 살아야할 거 같은 주방에 세련되지는 않지만 호텔보다는 훨씬 더 잠이 잘 올것만같은 침실까지...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아내가 시작한 건 바로 태호를 위한 음식 셋팅. 아직 먹고, 자고, 싸는 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아이인지라 그 어느때보다도 아이 식사를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이때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건 바로 압타밀 휴대용 우유. 우유 케이스에 젖병 쪽쪽이(?)만 붙이면 바로 아이가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꽤나 오랜시간 도움을 받은 녀석이다. 누가 발명한 건지 모르겠지만 마음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새로운 숙소가 마음에 드는지 도착하고난 뒤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아진 태호.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장시간 운전에 비행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꽤나 오랫동안 차를 타고 이동해야했기에 혹시라도 컨디션이 안 좋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아이의 상태가 좋았다. 본인도 이게 여행이란걸 아는지 조금은 흥분한 상태가 계속됐다. 그래,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이니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태호도 모두 씐나보자!

[사용 금액]
숙박기간 : 3/5 ~ 3/9 (4박 5일)
금액 : 104,040 JPY (820,000원)
예약 사이트 : 아고다

 

저녁식사, 카이호우마루

 도착해서 짐을 풀고 태호의 저녁식사를 주고 났더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원래라면 그냥 집에서 쉬면서 라면을 끓여먹었을 테지만 그래도 가족 해외여행 첫날 저녁이니 이대로 보내기엔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여행오기 전 미리 찾아뒀던 숙소 앞 거리에 있는 맛집을 가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밖에서 맥주를 마신 게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랑하는 태호는 엄마 아빠 저녁 맛있게 먹으라고 옆에서 예쁘게 잠들어주기까지. 정말 천사가 따로 없구나. ^^

 

 주문한 요리는 카이센동과 가라아케동. 일단, 일본에 왔으니 회덮밥은 먹어줘야겠다 싶어서 주문한 카이센동. 그리고 혹시나 입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안전하게 주문한 가라아케동.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둘 다 꽤나 맛있었다. 비록 집 앞에 있는 가게였지만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기에 맛은 어느정도 할 거라 생각했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았다. 

 물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었던 이유가 단지 이 식당의 메뉴가 너무나 훌륭해서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만한 나이가 되긴 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좋았고, 날씨도 그 어느때보다 화창했으며, 이 순간 만큼은 세상 그 어떤 스트레스도 날 괴롭히지 못할 거라는 믿음이 합쳐져서 나온 일종의 '여행적 허용'이 더해졌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 또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이날의 음식은 맛있었고, 기억에 남았다.

 이렇게 첫 날이 지나갔다. 아이와 이렇게 이동해본게 처음이라 너무 긴장을 했던 탓인지 집에 들어와서 뭘 했는지 조차도 잘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로 금방 잠들어 버렸다. 사실 자고싶지 않았다. 아직 10박 11일의 대부분이 온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의 1분 1초가 너무나도 아쉬웠다. 눈에 담고 잘 기억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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