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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한국

[맥주이야기] 에일당 - 익선동

추락천사 2018. 8. 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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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를 마시다보면, 다양한 나라에서 건너온 병 맥주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지만 가끔은 Tab beer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이 그리워질때가 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만나는 Tab beer. 

 휴가를 맞아 찾아간 익선동에서, 그것도 몹시나 더운 여름날 맥주를 즐기기엔 조금은 낯설 수 있는 한옥집에서 싱싱한 IPA를 Tab으로 만날 수 있다고해서 찾아갔다. 이름도 몹시나 단순한 '에일당'. 물론 이런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라거가 땡기지만 '드디어! 익선IPA 출시!'라는 입간판을 보고도 라거만 마시고 돌아갈수는 없었다. 



 들어가자 만난 중정의 모습은 더 이상 더운 여름날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꽤나 그럴듯하게 - 살짝 술을 마신 상태에서보면 구름같은 - 꾸며놓은 천장의 모습까지. 바닥에 계곡물만 흐른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었지만 이정도도 감지덕지였다. 아직은 해가 중천에 떴을 뿐더러 저녁에 모여서 맥주를 마시기에는 조금 이른 오후 4시경. 사람들의 수도 이 정도면 적당했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이곳의 맥주로 목을 축이는 것만 남았다.



 익선IPA와 바이젠을 한잔씩 주문해서 마시려고 했는데 마침 샘플러를 제공하니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었다. 더운 여름이라 4종류의 술을 다 마시기엔 무리가 있을 거 같긴 했지만 그건 마시면서 생각하기로 하고, 샘플러 A를 주문했다. 안주 하나 없이 혼자와서 샘플러를 주문하는 모습이 알바생에게는 그리 낯익은 모습은 아니었나보다. 그저 더운 여름이니 짓는 표정이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언제봐도 작은 잔에 담겨있는 맥주의 모습은 아름답다. 하나의 오롯한 잔에 담겨 한 사람의 집중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4개의 맥주가 서로 자신의 매력을 경쟁하듯 뽐내는 모습이라 그런지 더 그렇게 느껴진다. 조금은 안쓰럽다. 왼쪽부터 필스너, 바이젠, 포터 그리고 IPA.



필스너(Philsner)

아쉽게도 느껴지는 향이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몰트의 단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끝에 홉의 쓴맛이 느껴지지만 여운이 긴 편은 아니다.
목넘김은 편하며, 탄산도 적어서 몇 잔은 마실 수 있을 거 같다.


주흘바이젠(Juheul Weizen)
필스너와 마찬가지로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맛은 상대적으로 더 진했으며, 쓴 맛은 덜하다.
탁한 황금색에 필스너보다도 더 여운도 적었다.
약간이나마 감귤맛이 느껴져 맥주라기보다는 음료에 가까운 느낌이다.

맥파이 포터(Magpie Porter)
진한 자주색 혹은 검은색
에스프레소 혹은 약간의 초콜릿 향이 진하게 난다.
스타우트로 착각할 말큼의 진한 맛이 나는 포터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익선IPA(Ikseon IPA)
잔에 코를 가까이가자마자 느껴지는 진한 과일향
호박색에 가까우나 탁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달면서도 진한 감귤맛이 처음부터 끝까지 꽉 차있다.
맛은 전체적으로 가벼운 편
조금은 더 무겁게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



 전체적으로 맥주가 가벼워서, 선선한 가을날 저녁 친구들과 치킨 한마리 마시면서 수다를 떨며 마시기엔 더 없이 충분한 맥주였다. 아쉬운 건 맥주 한잔만을 마시려고 했을 때 느껴지는 약간의 공허함. 단 한잔의 맥주가 만들어내는 존재감을 더 크게 해줬으면 어떨가 하는 궁금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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