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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한국

[맥주이야기] 미노리 세션 - 4.5%

추락천사 2018. 10. 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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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맥주 양조 수업이 있어서 다녀오던 길이었다. 수업 내내 맥주를 주는 바람에 살짝 취기가 올라오기도 하고 안주도 없이 계속 술을 마셨더니 뭔가 먹을 게 생각나 근처 저녁식사를 할 장소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함께 수업을 듣던 동생이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나를 발견하곤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게 아닌가. 혼자 먹기도 아쉬운 저녁이었는데 당연히 OK.

 그렇게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처음 듣게 된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릉에서는 나름 유명한 브루어리라고 해서 머리속에 기억해 두었다. 그리고 나서 잊고 있었는데, 마침 홈플러스에서 할인하는 녀석을 발견하곤 바로 구매했다. 나름 맥주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하니 어떤 맛인지도 궁금했고, 일반 맥주 병과는 다르게 귀여운 모습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일단, 마시기 전 버드나무 브루어리가 궁금해졌다. 내가 찾지 못한건지 아니면 제대로 된 홈페이지가 없는건지 아쉽게도 facebook page를 제외하고는 공식 홈페이지가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일단 미노리라는 이름 자체는 강릉시 사천군 미노리 마을에서 따온 거였다. 그곳에서 재배되는 쌀을 40% 수준으로 맥주에 첨가해 지역 특성을 살린 맥주를 양조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쌀의 함유량이 높을수록 텁텁함이 커져 15~20% 이상 함유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깔끔한 뒷맛을 유지하면서 높은 쌀 함유량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참고로 맥주의 이름에도 붙어있는 Session(세션)은 맥주의 분류라기 보다는 형용사(?)같은 뜻이로 이해하면 된다. 즉, 맥주 뒤에 세션이 붙게되면 알콜 도수를 낮추고 음용성을 높혀 좀 더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는 뜻이다.아마도 특별히 IPA / 바이젠 / 스타우트 등의 이름이 붙지 않았으니 에일 세션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원산지 : 한국
 스타일 : 에일 세션
 시음 : 밝은 노란색 계열을 보여주며, 거품이 많이 생성되지는 않지만 반 이상 마실 때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봐서는 유지력은 상당한 듯 싶다. 쌀이 많이 함유된 탓인지 아니면 홉을 크게 강조하지 않아서 인지, 옅은 귤 향을 제외하면 향이 전체적으로 은은한 편이다. 조금은 텁텁할거라고 예상한 거와는 달리 음용성은 꽤나 좋은 편이다. 오히려 일반 다른 에일류보다도 부드러운 수준. 시트러스한 향이 강하지 않아 IPA 혹은 페일 에일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몇 병이고 마실 수 있는 이 맥주가 더 입맛에 맞을 수 있을 듯 싶다. 바디감은 가벼운 편이며, 끝 맛도 거의 남지 않는 편.

 최근 한국에서 양조되는 맥주를 마셔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게 Hand&Molt의 IPA 였다면 이 맥주는 인상 깊지는 않지만 집 안에 몇 병이도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꺼내먹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한다. 복숭아 혹은 유자류와 같이 지역 특색을 살리기 위해 너무 강한 과일류를 섞는 것 보다는 이렇게 맥주의 맛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 조만간 강릉에 가야할 이유가 하나 생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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