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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Day 22 - 알베르토(Alberto), 남미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맛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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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Day 22 - 알베르토(Alberto), 남미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맛보다

추락천사 2017. 10.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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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저녁 거리를 걷다보면 너무나 많은 네온사인 때문에 도시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마주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형광등 불빛으로 가득찬 남미 거리를 거닐때마다 그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도시의 이미지가 부러울때가 많다. 기분 탓이겠지만 조금 더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괜히 거리를 더 걷고 싶은 기분이 든다.



 보이는 이미지는 따뜻하지만 저녁의 날씨는 몹시 춥기 때문에 완전 무장을 하고 돌아다녀야 했다. 따듯한 조명에 추운 날씨까지 더해지니 절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적지인 알베르토(Alberto)를 찾는 것도 잊어버린 체 동네를 구경하러 정처없이 돌아다니다보니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게 보인다.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가 싶어서 다가갔더니 엄청난 종류의 초콜릿을 파는 게 아닌가! 바릴로체가 초콜릿으로 유명했어나? 싶을 만큼 이 거리에는 초콜릿을 파는 가게로 북적였다.

 단거라면 멈추는 걸 모르는 아내 덕분에 저녁식사 전에 초콜릿 쇼핑부터 시작. 이곳에서 파는 초콜릿은 포장해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맘에 드는 녀석들을 g 단위로 재서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다 먹음직 스러워서 뭘 살지 모르는 아내를 위해 그냥 맘에 드는 걸 조금씩 다 구매하는 걸로 결정.



 수 많은 초콜릿 앞에서 너무나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던 꼬마아가씨. 그냥 너도 조금씩 여러 종류는 사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거야.



본의 아니게 초콜릿 쇼핑 완료!



 초콜릿 가게를 뒤로하고 찾아간 알베르토. 스테이크를 먹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서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지만 가게 이름이 같으니 일단 들어가봤다. 아니나다를까 이곳은 알베르토 매장 중에서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멀지않은 곳에 스테이크 전문점이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줬지만 이미 너무 배가 고픈 상태. 하지만 배고픔보다는 스테이크를 먹고 싶은 욕구가 더 컸기 때문에 마지막 힘을 내서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혹시라도 우리랑 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아서 아래에 지도를 추가해뒀다. 바로 옆에 있으니 찾기가 어렵지는 않을 듯 하니 당화하지 말고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가자.


[El boliche "de Albetro", Villegas 347, San Carlos de Bariloche, Río Negro, 아르헨티나]


 들어가자마자 탁 트인 조리대(?)가 눈에 띈다. 뭔가 정육점스럽기도 하지만 눈 앞에서 바로 조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나쁘지 않았다. 거기에 고기 굽는 향까지 은근히 식당 내부로 퍼져나왔다. 


 식전에 속을 달래기(?)위해 주문한 맥주와 샐러드.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스테이크에 맥주가 빠지면 아쉽기에 딱 한잔씩만 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이곳에서는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손님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녁을 늦은 시간에 시작하기 때문에 10시가 되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한국이었다면 어른들끼리 맥주와 안주를 하기 위한 자리가 대부분이었겠지만 여기는 아이를 대동한 손님들도 많은 걸 보니 그리 잘못된 얘기는 아닌 듯 싶었다.



 드디어 오늘의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가 나왔다. 지금까지 먹어본 스테이크 중에 가장 거친(?) 외관을 지닌 녀석이었다. 어디 한번 먹어볼테면 먹어보라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맛은, 여행하면서 유일하게 "이 녀석을 먹기 위해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고기가 맛있는 건지, 굽기를 잘한 건지, 그 어떤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먹어왔던 어떤 스테이크보다도 훨씬 더 맛있고 특별했다.



 이 요리를 먹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산마르틴에서 어이없이 소비한 하루와 바빌로체에서의 일정이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거였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곳의 스테이크가 질릴 때까지 매일와서 먹었을텐데 말이다. 지금도 아내와 스테이크를 먹을 때면 이곳의 얘기를 하곤 한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 하루가 지나갔다. 산마르틴에서 넘어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시내와 언덕 그리고 저녁식사까지 마치고나니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 됐다. 밤 시간이 되면 위험한 남미라곤 하지만 이곳 바릴로체 만큼은 크리스마스처럼 따뜻한 기운만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지 전혀 위험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늦은 저녁을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 덕분에 시끌벅적하다고나 할까.

 내일이면 아르헨티나의 심장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나야 한다. 오는 길이 험난했던 만큼 떠나는 발걸음도 가볍지는 않지만 이정도의 아쉬움은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이제 적응해야되지 않을 가 싶다. 아직 여행이 남았으니 남겨둔 아쉬움보다는 다가올 새로운 경험을 기대해본다.


[지출 내역]

1. 저녁식사 (Alberto) : 480페소
2. 초콜릿 : 220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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